[조민호의 인생백과사전] 당기되 쏘지 않는다
쏘기 전에는 영영 알 수 없는 것이며, 쏜 후에는 잊어버려야 하는 것이 공부의 이치라면, 정년 행할 수 없기에 성급히 알아 버리는 일, 그리고 외려 모르기에 행할 수 있는 일! 이 두동진 갈래길에서 행하면서 알아 가는 수행성의 지혜는 어떻게 나의 것이 될 수 있을까요?
익으면 진리가 도망치듯, 도망치는 진리를 도망치는 대로 놓아 두는 것! 그처럼 기다리되 기대하지 않고, 알되 묵히며, 하아얀 의욕으로 생생하지만 욕심은 없으니 그것이 당기되 쏘지 않는 것입니다.
의도와 실천사이의 위태로운 길에 서서 아직 아무도 품어보지 못한 그 사이의 이치에 천착하는 일은 인문학 공부가 열어 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자 전래의 가치입니다.
![[조민호의 인생백과사전] 당기되 쏘지 않는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201324.1.jpg)
당겼지만 쏘지 않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왠지 마음에 드네요.
<한경닷컴 The Lifeist> 조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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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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