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명화 패러디물 트위터에 게시하자 日정부 삭제·사과 요구
중국 대변인 "잘못된 결정에 말도 못 하나…트윗 상단에 고정"
日, 오염수 패러디 트윗에 발끈…中 "정당한 목소리 반영"(종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후쿠시마(福島) 원자력 발전소 사고 오염수 방류 문제를 일본의 대표적인 목판 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의 작품으로 패러디한 그림을 트위터에 게재하자, 일본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가나가와 해변의 파도 아래'라는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이 게시하면서 영어로 "가쓰시카 호쿠사이, 원작가가 지금도 살아 있었다면 그 역시 매우 (오염수에 대해) 걱정했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출신의 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든 이 패러디물은 얼핏 보기에는 원작과 비슷해 보이지만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사람들이 바다에 원자력 폐수를 쏟아붓는 모습이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8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자오리젠 대변인의 트위터 게시물 관련 질문에 "중국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트위터 게시물을 강하게 비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도쿄와 베이징의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트위터 게시물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대변인은 사과해야 하는 쪽은 일본이라며 삭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오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반발에 대한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일본이 먼저 잘못된 결정을 하고, 우리가 나중에 항의한 것"이라며 "일본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다른 사람이 말을 하면 안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방사능 함유 물질 방류는 전 세계 해양환경에 수천 년 동안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일본이 돈을 아끼려고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나는 이미 트위터 상단에 이 게시물을 고정했다"며 삭제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뒤 "패러디 그림은 정당한 민의를 반영한 것이고, 철회하고 사과해야 할 쪽은 일본 정부"라고 강조했다.

가쓰시카의 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파도 아래'는 일본에선 누구나 아는 전설적인 명화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