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당연직 임원 제외한 임원 21명 전원 선임…임원·지방의원 겸직 사례도
퇴직적립금 부당지급 등 회계 관련 위법·부당 사례도 적발
부산 연제문화원 주먹구구식 운영…감사 결과 위반사항 수두룩
부산 연제구가 전액 출자한 산하기관인 연제문화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첫 감사 결과 위반 사항이 상당수 드러났다.

연제구는 지난달 연제문화원과 관할 부서인 문화체육과를 대상으로 진행한 구청 감사담당관 감사 결과 보고서를 최근 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모두 30건의 지적사항이 담겼다.

임원 선임 규정을 위반해 원장과 임원 선출, 사무 규정과 정관 위반, 지방보조금의 용도 외 부당 사용, 회계 감사 실시 소홀, 출연금 관리 기준 위반, 사업계획서 이행 미준수, 지출 증빙 자료 미첨부 등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문화원 정관에는 임원은 총회에서 선임하는 게 원칙이고, 총회에서 선임된 원장이 일부 임원을 선임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2013년 1월 이후 줄곧 원장이 당연직 임원을 제외한 임원(이사) 21명 전원을 지명해 선임했다.

또 임원은 지방의회의원을 겸직할 수 없는데도 겸직 사례가 있었다.

이밖에 사무국 직원 퇴직적립금 부당 지급 등 회계 관련 위법·부당한 내용 3건이 확인돼 부당지급액 등 1천600만원 회수 조처가 내려졌다.

1996년 연제구가 전액 출자해 설립된 연제문화원은 2021년도 예산서 기준 시비와 구비 등 보조금이 2억7천만원이 넘는다.

현재 원장은 이위준 전임 구청장이다.

이밖에 국민의힘 이주환 국회의원이 201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임원으로 활동했고, 이 의원 모친이 2016년부터 3년간 원장으로 재직한 데 이어 현재는 고문을 맡고 있다.

구 관계자는 "보조금 관련 점검은 매년 했으나 운영 전반을 감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기적인 감사 실시 규정은 없으나 지난해 7월 대기업 임원 출신 민간인을 공개 채용해 과장급 부서인 감사담당관을 신설하면서 감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구청 다른 출자기관이나 산하기관에 대해서도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한 28일 논평에서 "연제문화원의 방만한 운영이 드러났다"며 "강력한 기관 경고와 함께 위반사항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부산시당은 "연제문화원은 연제구민의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기관으로서 정치관여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혁신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