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매체 "향후 100일은 공격 범위 좁혀 나갈 듯"
"바이든 취임 100일, 중국 정책 트럼프와 차이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그의 중국에 대한 태도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100일간은 중국에 대한 공격의 범위를 좁혀나가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의회 내 대중(對中) 강경파와의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달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이번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 첫 100일간 미국의 대중 정책은 대치, 경쟁, 협력이라는 세 가지 노선 중 경쟁과 대치 쪽으로 기울었다"며 "시진핑 중국 주석의 기후정상회의 참석을 제외하면 협력의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과의 밀착, 대중 관세 유지,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첫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냉기가 흐른 점 등을 지적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대체로 이어가고 있다고 봤다.

소우랍 굽타 미국 워싱턴 중미연구소 연구원은 SCMP에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자의 대중 정책을 거의 손대지 않기로 한 결정은 매우 기민했으며, 이는 중국이 계속해서 미국이 밀어붙이는 개혁 작업을 이어가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굽타 연구원은 다만 미중 무역 전쟁 과정에서 중국에 부과한 징벌적 관세는 양국 모두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폐지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SCMP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문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여러 검토를 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중국과의 기술 전쟁에 대한 바이든의 전략이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펑중 미국 머카터스센터 연구원은 미국이 향후 대중 정책에서 집중과 선택을 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이 대중 관세를 폐지하는 대신 반도체 관련 기술 수출 금지 등 중국과의 사업적 교류는 더 폭넓게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SCMP에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 (중국과의) 교류와 디커플링 사이에서 최선의 지점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두 극단 사이에서 올바른 지점을 찾아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더이상 지난 20년간 해왔듯 중국과 교류해 돈이나 벌자고 할 수 없다"며 "만약 정책결정자들이 그 길을 간다면 미국 대중이 점점 더 반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