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는 이미 세 번의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8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 박병호에게 2점 홈런을 맞았지만, 5⅔이닝 2실점의 호투로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렸다.
대어급 신인 김진욱과 선발로 맞붙은 1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선 4이닝 3실점으로 기대를 밑돌았으나 한 경기 최다인 삼진 7개를 뽑아내 아쉬움을 달랬다.
이의리는 22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선 6⅔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 요건을 안고 강판했지만, 구원진이 동점을 허용한 바람에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평균 구속 145㎞짜리 빠른 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스트라이크로 꽂을 수 있는 체인지업 3개 구종으로 이의리는 프로에서 성공 가도를 달린다.
이의리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보다 모든 면에서 나아진 것 같다"며 "신인으로 당돌하게 던질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호투의 비결을 꼽았다.
광주일고 재학 시절 이의리의 빠른 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다.
프로에 오자마자 최고 구속은 시속 152㎞로 시속 3㎞나 빨라졌다.
이의리는 "고교 때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한 덕분"이라며 "웨이트 트레이닝도 무게만 늘린 것이 아니라 투구 움직임에 특화한 형태로 하고 있고, 달리기도 더 빨리 뛰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놀라운 점은 체인지업의 감(感)을 올해 터득해 실전에서 필살기로 키워낸 그의 적응력이다.
이의리는 "고교 때 체인지업을 한두 번 던졌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했다"며 "빠른 볼과 슬라이더만 던지는 투 피치 투수로 고교 시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 입단 후 체인지업을 연마하다가 올해 첫 청백전 등판 때 체인지업의 투구 감각을 확실하게 터득했다"고 덧붙였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태티즈에 따르면, 이의리는 직구(61.4%), 체인지업(17.2%), 슬라이더(15.4%), 커브(6%) 순으로 던진다.
체인지업은 벌써 이의리의 두 번째 무기가 됐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할 땐 체인지업의 구사율은 26.5%로 상승한다.
최강의 무기는 직구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이의리의 직구 구속이 상승하면 더욱 무서운 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 이의리는 LG와의 경기에서 이를 입증했다.
LG 타자를 상대로 이의리는 올 시즌 가장 빠른 직구 평균 구속 시속 147㎞를 찍었다.
수준급 제구와 속구가 어우러져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다.
하체를 이용할 줄 알면 이의리는 다른 차원의 투수로 진화한다.
그는 "지금은 상체로만 가볍게 던진다는 느낌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전했다.
이의리는 "선수라면 당연히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욕이 생긴다"며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목표도 잊지 않았다.
또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매력에 끌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매일 보고 연구한다고도 했다.
줄곧 '깨달음'을 강조한 이의리는 "앞으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느낌을 계속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 이 모습을 이어가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