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고로 타인 죽으면 보험금 준다고요?

태백시 시민안전보험 실효성 논란…폭염 없는데 온열질환도
매년 수천만원 내지만, 3년간 시민 혜택은 고작 2건 70만원

최근 시민 A씨는 강원 태백시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의 보장항목을 보고 어이없었다.

보장항목에 따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민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태백시는 자전거 사고 보장내용 추가를 주요 내용으로 시민안전보험 재가입을 추진 중이다.

보장항목 추가로 태백시의 1년 치 납입 보험금은 2020년 4천300만원대에서 6천300만원대로 50% 가까이 급증하게 된다.

이에 지역사회 일각에서 "이런 납입 보험금 부담 가중을 감수하고 추가한 보장내용이 과연 실효성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례로 자전거 교통사고 처리지원금이다.

이는 태백시민이 자전거 운전 중 타인(가족 제외, 동승자 포함)을 사망하게 하거나 중상해를 입혀 공소 제기로 형사 합의를 봐야 할 경우 1인당 3천만원 한도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A씨는 "이런 사고 발생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묻고 싶다"며 "특히 태백은 지형·기후적 여건상 다른 지역에 비해 자전거 인구가 많이 적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태백시는 2000년대 초반 도심을 순환하는 자전거 도로 개설을 추진했지만, 많은 고갯길과 긴 겨울이라는 지역 특성 탓에 사업을 포기했다.

현재 태백시 자전거 도로는 6개 노선에 총 4.4㎞에 불과하다.

온열질환, 뺑소니·무보험차 상해사망 등 기존 보장내용도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시민안전보험 가입 이후 3년간 폭염 없는 도시로 유명한 태백시에서는 온열질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뺑소니·무보험차 상해사망 사고도 없었다.

2018년 5월 처음으로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태백시는 매년 보장항목을 추가하면서 납입 보험금도 2018년 1천800여만원, 2019년 1천948만여원, 2020년 4천396만여원 등으로 매년 늘었다.

그러나 3년간 시민이 받은 혜택은 2건에 총 70만원에 불과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27일 "보장항목은 다른 시군의 사례를 참고해서 추가하고 있다"며 "자전거 사고 항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산악자전거 인구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시범적으로 추가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