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공개 검증 토론회 개최…일각선 "왜 이제서야" 지적도
'세 과시' 나선 野 초·재선들…원내대표 주자들도 '눈치'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원내대표 선거철을 맞아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재선 의원들은 경선을 사흘 앞둔 27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후보 4명을 상대로 비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전날 초선 의원들에 이어 두 번째 토론회 주최였다.

원내대표 공개 검증에 초·재선이 앞장서는 데 대해선 일단 긍정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관위가 아닌 초·재선이 직접 토론회를 주도하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의 역동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16대 국회에서 초선으로 소장 개혁파 활동에 앞장섰던 원희룡 제주지사도 CBS 라디오에서 "초선들이 더 파이팅하고 당을 뒤집어놨으면 좋겠다"며 "이회창도 초선이었다"고 응원했다.

국민의힘 소속 현역 의원만 투표권을 갖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초·재선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들의 선택에 당락이 좌우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101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초선이 56명, 재선이 19명으로 초·재선이 3분의2에 달한다.

인적 구조가 이렇다 보니 원내대표 주자들도 초·재선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세 과시' 나선 野 초·재선들…원내대표 주자들도 '눈치'
전날 토론회에서 권성동 의원은 초선 중심의 혁신 위원회, 김기현 의원은 초선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 검증단, 김태흠 의원은 초선 지명직 최고위원, 유의동 의원은 초선이 참여하는 현안별 공약 준비단을 각각 약속했다.

다수의 초·재선은 이런 분위기를 타고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초선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띄운 자강론과 초선 당 대표론에 힘입어, 모임을 정례화하고 의제 설정을 시도하는 등 자체 세력화에 나서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는 이런 초·재선을 흘겨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총선 참패 후 당이 어려울 때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4·7 재보선 승리로 변곡점이 생기자 시류에 편승해 뒤늦게 변화와 혁신을 외친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문법을 익힌 초·재선들이 본격적으로 자기 정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쇼잉'(보여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온다.

이런 비판적 인식은 일부 중진 의원뿐 아니라 일부 초·재선 사이에서도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 경선을 존재감 과시의 지렛대로 삼는 데 대한 일종의 '자성'이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당 쇄신의 주역을 자임한 초·재선 그룹은 원내대표 경선 이후 전당대회 준비 과정과 대선 정국에서도 계속해서 자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쇄신하겠다 성명 한 줄 내는 것 말고 어떻게 쇄신할지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며 "행동과 실천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것만큼 공허한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과시' 나선 野 초·재선들…원내대표 주자들도 '눈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