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 통제 불능에 빠진 인도를 지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도에선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35만 명에 달할 정도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25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긴급히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 물질을 인도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속 검사 장비와 인공호흡기, 개인보호 장구 등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백신 직접 공급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인도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미국 병원들이 압박받았을 때 인도가 지원했던 것처럼 우리도 인도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돕기로 했다”고 썼다.

유럽 주요국도 지원에 나섰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EU는 인도의 지원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자원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인도에 산소 농축기와 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를 1차로 보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인도와 국경 분쟁을 벌여온 중국도 인도에 방역 물품을 제공하며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확진자 폭증에 따른 의료장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에 산소 공급기 1000대를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병상과 의약품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26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최근 24시간 통계)는 35만299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이후 6일 연속 최다 기록이다.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도 2812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