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재학생 김주영(19) 씨는 23일 오전 11시께 기숙사 뒤편 불암산에서 움직이는 담비를 목격했다며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몸통이 훨씬 길쭉해서 신기한 마음에 가까이 가서 보려 했더니 산속으로 사라졌다"고 26일 말했다.
그는 "영상을 찍어 인터넷 검색 등으로 확인해보니 담비 같았다"고 덧붙였다.
우동걸 국립생태원 생태공간연구팀 박사는 "김씨가 포착한 영상 속 동물이 담비가 맞다"며 "서울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담비는 몸통이 굵고 길며 노랗고 얼굴과 다리, 꼬리는 검은색을 띤다.
대표적인 잡식성 포식동물로 버찌와 다래 등 과실뿐만 아니라 다람쥐, 청설모, 고라니, 노루 등의 동물을 사냥해 잡아먹는다.
생태원에 따르면 담비는 원래 백두대간의 깊은 산림에 서식해 1990년대까지 발견이 어려웠으나 최근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분포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우 박사는 "최근까지 포천의 국립수목원에서 담비 서식이 확인됐다"며 "가까운 수락산과 불암산으로 담비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영상만으로 담비의 연령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현재 부모와 새끼가 분산하는 시기라 작년에 태어난 개체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동하는 경로에 구리포천고속도로가 있어 로드킬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담비가 불암산에서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은 적은 없다"며 "학계 조사를 통해 담비 서식지임이 확인되면 눈여겨보고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