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8.81로,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2019년 5월(6.24) 이후 23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이달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천687만원, 5분위는 10억2천955만원으로 조사됐다.
인천(4.06), 울산(5.90), 광주(5.37), 기타지방(5.82)의 배율이 전달 수치를 경신하며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
반면 서울(4.09), 경기(4.66), 부산(5.47), 대구(4.57), 대전(5.21) 등은 전달보다 떨어졌다.
이달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의 평균 가격은 서울(20억8천704만원)과 부산(7억464만원), 대전(6억7천70만원)에서 전달 대비 하락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고가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저가 아파트값과의 양극화도 일부 완화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까지 포함한 주택 전체를 기준으로 한 전국 5분위 배율(8.81)은 지난달(8.85) 대비 하락했다.
2019년 4월(6.46) 이후 지난해 4월 한 차례 소폭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던 추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주택 5분위 배율 또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인천(4.64), 울산(6.31), 광주(5.37), 기타지방(6.42)에서 이달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광주와 기타지방에서는 전달 대비 상승 폭(0.01포인트)이 미미했다.
상위 20%인 5분위도 서울(21억2천535만원)과 부산(7억4천608만원), 대전(6억9천209만원)에서 전달 대비 하락했다.
최근 저가 아파트·주택은 내 집 마련을 하려는 2030 젊은 층의 매수세가 점차 강해지면서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다.
반면 고가 아파트와 주택은 보유세 기산일 6월 1일을 앞두고 거래가 뜸하고 다주택자들이 절세를 위해 내놓은 급매물만 일부 거래되는 분위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 양도세와 보유세를 줄이려는 절세 매물 출회, 2030 핵심 수요층의 탈서울 내 집 마련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전국 주요 도시 고가 주택의 가격 약세가 지속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 "종부세 과세 기준 상향 여부와 6월 1일 이후 양도세 추가 과세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 심화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서울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에서 전용면적 135㎡를 초과하는 대형 면적의 평균 아파트값(24억206만원)은 24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 전용 85∼102㎡에 해당하는 중형 평균 아파트값(10억1천89만원)은 10억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