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명 운전자에 수십장 엉터리 딱지
차량 안세우고 지나는 차 번호 보고 발급
딱지에 운전자 이름도 마음대로 기록
미국 경찰들이 과잉진압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단속도 안하고 무고한 운전자들에게 교통위반 딱지를 수십 장이나 남발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과 마이애미헤럴드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하이얼리어시 경찰인 아르만도 페레스(40)와 에르네스토 마르티네스(23)가 공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전날 체포됐다.

경찰 내부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6개월 동안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최소 9명의 무고한 운전자들에게 엉터리 딱지를 수십 장 발급했다.

이들은 대부분의 경우 운전자를 멈춰 세우지도 않고 자신들을 지나치는 차들의 번호판을 보고 위반 딱지를 발급했으며, 운전자 이름은 아무렇게나 꾸며 써냈다.

이런 황당한 행위는 딱지를 발급받은 운전자들이 소환장을 받고 재판에 나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그제야 알려졌다.

한 운전자는 지난해 초 도로에서 하이얼리어시 경찰관 두 명에 제지당했으며, 이와 관련한 교통법규 위반 딱지가 날아갈 것이라는 말을 들었으나 실제로는 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재판 소환장을 받은 후인 지난해 2월 13일 하루에만 교통법규 위반 딱지 18장을 받았고 다음 날 또 6장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이 조사에 나서 다른 피해자들도 확인했으며, 이 중에는 경찰에 제지당하지도 않았는데 허위 위반 딱지 10장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이 피해자는 운전하면서 오토바이를 탄 하이얼리어시 경찰 두 명을 지나갔을 뿐인데 딱지가 발급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경찰에 제지당한 적도 없는데 교통법규를 여섯 차례 위반했으며 과태료를 내지 않아 운전면허증이 소멸할 수 있다는 경고장까지 받았다.

이 사람이 받은 위반 딱지들은 모두 지난해 1월 하루 만에 발급됐으나 그는 당일 경찰에 제지당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얼리어시를 관할하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성명을 내고 "이들은 허위 교통위반 딱지를 발급해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면서 "이들 둘의 행위는 실수가 아니라 범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얼리어시 경찰 조합도 성명을 통해 "법 집행관으로서 우리는 시민들을 위해 복무할 의무가 있다.

이런 행위들은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면서 "이들 때문에 다른 헌신적인 경찰들까지 오해받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페레스와 마르티네스는 경찰 근무 경력이 각각 5년과 4년에 달했지만 이번 일로 해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