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악! 이럴수가…" 가상화폐 반토막에 투자자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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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몫 잡자" 대학생, 주부, 자영업자 막차 탔다가 급추락에 멘붕
변동 심한 가상자산 경고음에도 앞다퉈 뛰어들다 꼭지 잡고 "뜨악"
20.30세대 "가상화폐로 돈좀 벌려니 찬물 끼얹져" 정부 정책에 부글
"바닥인줄 알고 매수했더니 지하를 뚫고 내려가버리네요.
정말 속상합니다"
최근 하락세를 보여온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23일 한때 5만달러(약 5천 593만원)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내 지방 투자가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묻지마 투자 광풍'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갔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은 직장인과 주부, 대학생도 예외가 아니었다.
며칠만에 투자금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정신적 패닉상황에 빠진 이들도 적지 않다. 전북 전주의 직장인 30대 A씨는 휴대전화로 비트코인, 알트코인 등락을 수시로 보며 연일 울상이다.
연일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코인에 투자한 1천만원 중 남은 돈은 겨우 200만∼3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A씨는 "한 푼 두 푼 모은 월급의 일부를 넣어 수익을 좀 냈는데 며칠 전부터 코인이 급락하기 시작했다"며 "떨어지는 그래프를 보며 내 인생도 나락으로 추락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울산의 한 대기업 직장인 40대 B씨는 주변에서 가상화폐 투자로 큰 수익을 낸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일주일 전쯤 가상화폐를 100만원어치를 샀다가 23일 오전 현재 수익률 마이너스 22.2%로 손해를 봤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 돈을 몇 배, 몇십 배로 불릴 수도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매수 직후부터 귀신같이 가격이 내려간 가상화폐는 정부 관계자의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곤두박질쳤다.
B씨는 "막차라도 타려고 했는데, 규제한다고 하니 앞서 투자한 사람들만 이익을 봤다는 생각에 허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입문한 지 2개월밖에 안 됐다는 '코린이'(코인시장+어린이)" 진모(32)씨도 '쉽게 돈을 벌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무용담에 현혹돼 무작정 비트코인을 시작했다.
가상화폐별 특성이나 가치 공부는 필요 없었다.
등락 그래프만 잘 보고 특정 코인을 잠깐 샀다 팔았더니 순식간에 투자금이 2배로 불어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름 모를 코인에 투자했다 가격이 30% 넘게 급락하면서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됐다.
그는 "가상화폐 가치가 어떻게 측정되는지 모르고 투자금이 2배 이상 불어나는 것에 눈이 뒤집혔다"며 후회했다.
대구에 사는 주부 이모(34)씨는 "리플과 비트코인에 2천만원 넣었는데 알트코인 규제 소문 등이 나면서 3분의 2를 날렸다"며 허탈해 했다.
이씨는 "장이 24시간 열려 있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투자했는데..."라며 "발을 빼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모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단체 채팅방도 뜨겁다.
'일시적인 조정이다'는 낙관론과 '2018년 폭락의 재현이다'는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XX코인 구조대(폭락한 가격이 구매 당시 수준으로 회복)는 반드시 온다', '코인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지우고 버틴다'는 투자자들이 있는가 하면 투자금 대부분을 '손절'한 이들은 "한강 물 온도가 어떠냐"며 자조한다.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각국 정부 기관과 관련 전문가들은 연일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고 규정했으며, 오는 9월 가상화폐거래소가 대거 폐쇄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경고를 귀담아듣고 수용하기 보다는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근로 소득만으로는 집 한 채 마련하기도 힘든 20·30세대는 "왜 정부에서 나서 돈을 못 벌게 하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내재가치는 인정하지 않지만, 세금은 부과하겠다는 정부의 모순적 태도에도 불만이 크다.
경기 의정부에서 사는 직장인 김모(35)씨는 "부동산으로 돈을 많이 번 중장년층에 비해 우리 세대는 집 한 채라도 사려면 코인에 운명을 맡길 수 밖에 없다"며 "각종 규제로 투자 길은 다 막아 놓고 가상화폐로 돈 좀 벌려 하니 찬물을 끼얹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경산에 사는 또 다른 직장인도 "한국의 가상화폐 가격은 정부 당국자가 한마디 할 때마다 폭락한다"며 "자산으로 인정 안 하고 법적 보호도 안 한다면서 세금은 왜 매기겠다는 건지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임채두, 김용민, 김근주, 차근호, 천경환, 최재훈 기자)
/연합뉴스
변동 심한 가상자산 경고음에도 앞다퉈 뛰어들다 꼭지 잡고 "뜨악"
20.30세대 "가상화폐로 돈좀 벌려니 찬물 끼얹져" 정부 정책에 부글
"바닥인줄 알고 매수했더니 지하를 뚫고 내려가버리네요.
정말 속상합니다"
최근 하락세를 보여온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23일 한때 5만달러(약 5천 593만원)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내 지방 투자가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묻지마 투자 광풍'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갔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은 직장인과 주부, 대학생도 예외가 아니었다.
며칠만에 투자금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정신적 패닉상황에 빠진 이들도 적지 않다. 전북 전주의 직장인 30대 A씨는 휴대전화로 비트코인, 알트코인 등락을 수시로 보며 연일 울상이다.
연일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코인에 투자한 1천만원 중 남은 돈은 겨우 200만∼3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A씨는 "한 푼 두 푼 모은 월급의 일부를 넣어 수익을 좀 냈는데 며칠 전부터 코인이 급락하기 시작했다"며 "떨어지는 그래프를 보며 내 인생도 나락으로 추락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울산의 한 대기업 직장인 40대 B씨는 주변에서 가상화폐 투자로 큰 수익을 낸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일주일 전쯤 가상화폐를 100만원어치를 샀다가 23일 오전 현재 수익률 마이너스 22.2%로 손해를 봤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 돈을 몇 배, 몇십 배로 불릴 수도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매수 직후부터 귀신같이 가격이 내려간 가상화폐는 정부 관계자의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곤두박질쳤다.
B씨는 "막차라도 타려고 했는데, 규제한다고 하니 앞서 투자한 사람들만 이익을 봤다는 생각에 허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입문한 지 2개월밖에 안 됐다는 '코린이'(코인시장+어린이)" 진모(32)씨도 '쉽게 돈을 벌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무용담에 현혹돼 무작정 비트코인을 시작했다.
가상화폐별 특성이나 가치 공부는 필요 없었다.
등락 그래프만 잘 보고 특정 코인을 잠깐 샀다 팔았더니 순식간에 투자금이 2배로 불어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름 모를 코인에 투자했다 가격이 30% 넘게 급락하면서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됐다.
그는 "가상화폐 가치가 어떻게 측정되는지 모르고 투자금이 2배 이상 불어나는 것에 눈이 뒤집혔다"며 후회했다.
대구에 사는 주부 이모(34)씨는 "리플과 비트코인에 2천만원 넣었는데 알트코인 규제 소문 등이 나면서 3분의 2를 날렸다"며 허탈해 했다.
이씨는 "장이 24시간 열려 있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투자했는데..."라며 "발을 빼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모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단체 채팅방도 뜨겁다.
'일시적인 조정이다'는 낙관론과 '2018년 폭락의 재현이다'는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XX코인 구조대(폭락한 가격이 구매 당시 수준으로 회복)는 반드시 온다', '코인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지우고 버틴다'는 투자자들이 있는가 하면 투자금 대부분을 '손절'한 이들은 "한강 물 온도가 어떠냐"며 자조한다.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각국 정부 기관과 관련 전문가들은 연일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고 규정했으며, 오는 9월 가상화폐거래소가 대거 폐쇄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경고를 귀담아듣고 수용하기 보다는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근로 소득만으로는 집 한 채 마련하기도 힘든 20·30세대는 "왜 정부에서 나서 돈을 못 벌게 하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내재가치는 인정하지 않지만, 세금은 부과하겠다는 정부의 모순적 태도에도 불만이 크다.
경기 의정부에서 사는 직장인 김모(35)씨는 "부동산으로 돈을 많이 번 중장년층에 비해 우리 세대는 집 한 채라도 사려면 코인에 운명을 맡길 수 밖에 없다"며 "각종 규제로 투자 길은 다 막아 놓고 가상화폐로 돈 좀 벌려 하니 찬물을 끼얹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경산에 사는 또 다른 직장인도 "한국의 가상화폐 가격은 정부 당국자가 한마디 할 때마다 폭락한다"며 "자산으로 인정 안 하고 법적 보호도 안 한다면서 세금은 왜 매기겠다는 건지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임채두, 김용민, 김근주, 차근호, 천경환, 최재훈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