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ILO) 협약과 현행 법·제도의 간극을 분명히 인식하고, 협약이 본격적으로 발효되기 전인 향후 1년간 (법을) 전면 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노동권의 국제 기준을 집약한 ILO 핵심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 보호에 관한 87호, 98호,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29호 등 3개를 비준하고 전날 ILO에 비준서를 기탁했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협약은 1년 뒤인 내년 4월 20일 발효돼 국내법적 효력을 갖는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 기준에 못 미치는 노조법 등 관련법도 개정했지만, 노동계는 개정법이 핵심협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 모든 노무 제공자에 대한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보장 ▲ 교사·공무원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하는 법 조항 폐지 ▲ 정부 정책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파업 등을 불법으로 규정한 조항 폐지 등을 법 재개정 과제로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ILO 핵심협약이 발효될 경우 신법 우선 원칙에 따라 노조법 등에 대해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전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ILO 핵심협약이 비준되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지만, 일반법과는 달리 원칙적, 추상적 조문으로 구성돼 있어 구체적 사안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