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대중을 매료시킬 멋진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솟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보통 사람들은 이런 '작가 본능'을 꿈으로만 간직한 채 평생을 흘려보낸다.
무엇보다 실행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러 이유를 들며 쉽게 원고지에 글을 써 내려가지 못한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면서 미국 주요 대학에서 오랫동안 문학 창작을 강의해온 앨리스 매티슨은 이처럼 우유부단한 작가 지망생들에게 용기와 동기를 부여하는 구세주 같은 선배 작가다.
매티슨이 저서 '연과 실: 잡아라, 그 실을. 글이 다 날아가 버리기 전에'(엑스북스 펴냄. 허진 옮김)에서 소설을 쓰기 위해 우선 덕목으로 꼽는 것은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기'이다.
소설의 기본 바탕은 상상력이다.
다른 인물이 되어 현실에서는 저지를 수 없는 사건들을 마구 저지르고 다니는 '방종'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매티슨은 조언한다.
사람들의 자유로운 상상을 방해하는 것이 바로 '자기 검열'이다.
작가 지망생들은 평소의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 자기가 겪었던 사건에 관해서만 서술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평소에 거리를 뒀던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생각이 자연스럽게 쏟아져 나오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이는 마치 바람이 자유롭게 부는 방향에 맡겨 '연'을 날리는 행위와 유사하다.
다만 우리는 방종이 지나치지 않도록 통제하는 '실'을 지니고 있으므로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연은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고, 실은 논리와 상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자기 검열과 자신감 부족은 때로는 '사건 없는 소설'을 만들기도 한다.
지망생들의 습작에는 아무 사건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사건이 없으면 소설이 될 수 없다는 기본조차 망각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자신의 이야기에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억지스럽고 유치한 신파극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지망생들을 섬세한 심리 묘사에만 치중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사건이 있어야만 이야기가 생기고 등장인물의 심리가 입체적이고 효과적으로 표현된다.
여성 작가인 매티슨은 특히 여성들이 사회적 억압 분위기로 인해 침묵을 강요당하면서 글쓰기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거나 자기 검열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매티슨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인으로 활동하다 1980년대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단편 '밴더쿡', 장편 '별의 들판' 등으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호평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