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선율에 실은 '희망'…봄을 꽃피우는 실내악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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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환희의 송가' 등 다채로운 연주
'환희의 송가' 등 다채로운 연주
봄바람과 함께 클래식 팬들을 들뜨게 할 음악축제가 열린다. 다음달 13~23일 개최되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서울 북촌 윤보선고택 등지에서 다채로운 실내악 음악회를 펼친다.
매년 5월 국내외 연주자들이 실내악 연주를 들려주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올해로 16년째. 이번에는 본래 계절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탓에 축제가 10월로 미뤄졌다.
온라인 공연을 함께 중계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대면 공연만 선보인다.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은 지난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라는 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지금까지 연주하지 않았던 베토벤 레퍼토리로 축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마련했던 공연 프로그램을 올해 들려준다. 축제 주제도 ‘환희의 송가’다. 베토벤이 생애 마지막으로 쓴 교향곡 9번 중 4악장에 실린 성악곡이다. 주제에 맞게 이번 축제에선 베토벤의 실내악 곡이 연주된다.
개막 공연에선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피아니스트 임효선과 정재원이 피아노 두 대로 풀어낸다. 다음날에는 이한나(비올라)와 문태국(첼로)이 베토벤의 ‘첼로와 비올라를 위한 2중주’(안경)를 들려준다. 베토벤이 생전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듣고 써낸 변주곡 일곱 가지도 바이올린(조영창)과 피아노(김준희) 2중주로 선보인다.
베토벤 외에도 다양한 실내악 곡을 감상할 무대가 마련됐다. ‘악마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한 니콜라 파가니니가 남긴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콘체르티타’도 다음달 18일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기타리스트 박규희 듀오가 합주한다. 요제프 크로굴스키, 프리드리히 쿨라우 등 클래식 팬들에게 생소한 작곡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축제는 연주자에게도 흔치 않은 무대다. 서로 마주칠 기회가 적은 연주자들끼리 협업해서다. 악단에 속하지 않은 연주자는 독주회나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에 나서더라도 혼자 작품을 분석하거나 지휘자의 지시를 따르면 된다. 실내악 공연에선 독단적으로 연주할 수 없다. 강 감독은 “서로 해석이 달라 갈등이 생기더라도 합의점을 찾는 게 실내악의 매력”이라며 “젊은 연주자와 무대 경험이 풍부한 연주자들이 교류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매년 5월 국내외 연주자들이 실내악 연주를 들려주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올해로 16년째. 이번에는 본래 계절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탓에 축제가 10월로 미뤄졌다.
온라인 공연을 함께 중계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대면 공연만 선보인다.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은 지난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라는 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지금까지 연주하지 않았던 베토벤 레퍼토리로 축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마련했던 공연 프로그램을 올해 들려준다. 축제 주제도 ‘환희의 송가’다. 베토벤이 생애 마지막으로 쓴 교향곡 9번 중 4악장에 실린 성악곡이다. 주제에 맞게 이번 축제에선 베토벤의 실내악 곡이 연주된다.
개막 공연에선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피아니스트 임효선과 정재원이 피아노 두 대로 풀어낸다. 다음날에는 이한나(비올라)와 문태국(첼로)이 베토벤의 ‘첼로와 비올라를 위한 2중주’(안경)를 들려준다. 베토벤이 생전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듣고 써낸 변주곡 일곱 가지도 바이올린(조영창)과 피아노(김준희) 2중주로 선보인다.
베토벤 외에도 다양한 실내악 곡을 감상할 무대가 마련됐다. ‘악마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한 니콜라 파가니니가 남긴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콘체르티타’도 다음달 18일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기타리스트 박규희 듀오가 합주한다. 요제프 크로굴스키, 프리드리히 쿨라우 등 클래식 팬들에게 생소한 작곡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축제는 연주자에게도 흔치 않은 무대다. 서로 마주칠 기회가 적은 연주자들끼리 협업해서다. 악단에 속하지 않은 연주자는 독주회나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에 나서더라도 혼자 작품을 분석하거나 지휘자의 지시를 따르면 된다. 실내악 공연에선 독단적으로 연주할 수 없다. 강 감독은 “서로 해석이 달라 갈등이 생기더라도 합의점을 찾는 게 실내악의 매력”이라며 “젊은 연주자와 무대 경험이 풍부한 연주자들이 교류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