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기에 선 인류…"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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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굿하트와 마노즈 프라단의 신간 '인구 대역전'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악화하자 너나없이 각자도생에 나섰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값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급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빚투' '영끌'을 외치며 주식투자 붐에 뛰어들어 지난해 한국의 가계 빚은 1천700조를 넘어섰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 정부는 전례 없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코로나 대응으로 전 세계는 14조 달러에 가까운 정부 재정을 시장에 풀었다.
이에 전 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98% 가깝게 치솟았다.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와 마노즈 프라단은 "사회 고령화로 공공 지출이 급속히 증가할 텐데, 지출의 원천이 될 실질소득의 증가율은 하락하고 있다"며 향후 인구변동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가 공공 부문 부채에 심각한 도전을 가져올 게 자명하다면서 말이다.
'인구 대역전'은 이들 저자가 미래의 세계 경제를 전망한 공저로, 고령화·치매·불평등·포퓰리즘·부채·세금 등의 거시경제적 요인들을 다루며 다양한 자료와 그래프로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저자들이 향후 30년 안에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보는 두 가지 핵심적 유인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세계화의 둔화다.
지난 40년간 세계 경제가 순항할 수 있었던 배후에는 노동 인구의 급증이 있었다.
전후 베이비 붐 세대와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와 더불어 중국과 동유럽이 세계 경제에 통합되면서 노동 인구가 대규모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는 낮은 물가와 낮은 이자율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노동소득분배율은 감소해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최근에 급격히 뒤집히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를 주도해온 선진국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게 됐고, 시장에 대거 유입되던 중국의 노동자 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지구촌을 덮치면서 각국은 국경을 걸어 잠갔다.
결과적으로 세계화는 이런 역풍을 맞아 둔화하고, 가용 노동인구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자들은 소비하는 것보다 더 생산(디플레이션적)하는 반면에 피부양자들은 생산하지 않고 소비(인플레이션적)한다.
준비되지 못한 노년층은 정부의 지원과 연금에 의존하고, 길어진 수명만큼 충분히 저축하진 못할 것이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피부양자가 디플레이션적인 노동자를 넘어서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이라고 저자들은 내다본다.
부양 인구비가 늘어나면 노년층의 의료비와 재정 지출을 노동자로부터 거둬들이는 게 불가피해진다.
노년층은 은퇴 자금으로 늘어난 만큼의 수명까지 살 수 없을 것이고, 저축 또한 충분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소득을 적절히 분배받지 못한 채 명목·실질 임금이 정체됐고, 이는 세계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상을 낳았다.
저자들은 향후 노동 공급이 감소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협상력 증대와 함께 실질임금과 소득 분배가 다시 증가하며 불평등이 완화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금과 의료비 재원 충당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세금 부담이 지워질 경우 노동자들이 실질임금 확보를 위한 임금 상승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과도한 부채 부담을 이미 지고 있는 국가들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도나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시장경제의 풍부한 노동력이 수치상으로 인구 변동에 희망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이 그래왔던 것처럼 그들이 '제2의 중국'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는 낙관할 수 없다.
인도는 세계 경제를 끌어올릴 만한 저력을 갖고 있지 못하고, 아프리카 또한 정치·경제·지리 등의 제약 요소를 안고 있어서다.
이처럼 인구변동을 상쇄할 만한 긍정적 전망을 건져 올리기가 어렵다는 게 저자들의 결론이다.
요컨대, 이들의 핵심 주장은 인구변동과 세계화라는 두 변수가 지난 40년 동안 디플레이션 경향에 영향을 주었지만 앞으로 30년 정도는 두 추세가 역전하며 세계 주요 경제에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해지리라는 거다.
필연적으로 다가올 거대 변화의 굴절점에서 각오와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 이유다.
백우진 옮김. 생각의힘. 376쪽. 2만원.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악화하자 너나없이 각자도생에 나섰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값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급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빚투' '영끌'을 외치며 주식투자 붐에 뛰어들어 지난해 한국의 가계 빚은 1천700조를 넘어섰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 정부는 전례 없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코로나 대응으로 전 세계는 14조 달러에 가까운 정부 재정을 시장에 풀었다.
이에 전 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98% 가깝게 치솟았다.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와 마노즈 프라단은 "사회 고령화로 공공 지출이 급속히 증가할 텐데, 지출의 원천이 될 실질소득의 증가율은 하락하고 있다"며 향후 인구변동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가 공공 부문 부채에 심각한 도전을 가져올 게 자명하다면서 말이다.
'인구 대역전'은 이들 저자가 미래의 세계 경제를 전망한 공저로, 고령화·치매·불평등·포퓰리즘·부채·세금 등의 거시경제적 요인들을 다루며 다양한 자료와 그래프로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저자들이 향후 30년 안에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보는 두 가지 핵심적 유인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세계화의 둔화다.
지난 40년간 세계 경제가 순항할 수 있었던 배후에는 노동 인구의 급증이 있었다.
전후 베이비 붐 세대와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와 더불어 중국과 동유럽이 세계 경제에 통합되면서 노동 인구가 대규모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는 낮은 물가와 낮은 이자율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노동소득분배율은 감소해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최근에 급격히 뒤집히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를 주도해온 선진국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게 됐고, 시장에 대거 유입되던 중국의 노동자 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지구촌을 덮치면서 각국은 국경을 걸어 잠갔다.
결과적으로 세계화는 이런 역풍을 맞아 둔화하고, 가용 노동인구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자들은 소비하는 것보다 더 생산(디플레이션적)하는 반면에 피부양자들은 생산하지 않고 소비(인플레이션적)한다.
준비되지 못한 노년층은 정부의 지원과 연금에 의존하고, 길어진 수명만큼 충분히 저축하진 못할 것이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피부양자가 디플레이션적인 노동자를 넘어서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이라고 저자들은 내다본다.
부양 인구비가 늘어나면 노년층의 의료비와 재정 지출을 노동자로부터 거둬들이는 게 불가피해진다.
노년층은 은퇴 자금으로 늘어난 만큼의 수명까지 살 수 없을 것이고, 저축 또한 충분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소득을 적절히 분배받지 못한 채 명목·실질 임금이 정체됐고, 이는 세계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상을 낳았다.
저자들은 향후 노동 공급이 감소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협상력 증대와 함께 실질임금과 소득 분배가 다시 증가하며 불평등이 완화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금과 의료비 재원 충당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세금 부담이 지워질 경우 노동자들이 실질임금 확보를 위한 임금 상승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과도한 부채 부담을 이미 지고 있는 국가들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도나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시장경제의 풍부한 노동력이 수치상으로 인구 변동에 희망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이 그래왔던 것처럼 그들이 '제2의 중국'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는 낙관할 수 없다.
인도는 세계 경제를 끌어올릴 만한 저력을 갖고 있지 못하고, 아프리카 또한 정치·경제·지리 등의 제약 요소를 안고 있어서다.
이처럼 인구변동을 상쇄할 만한 긍정적 전망을 건져 올리기가 어렵다는 게 저자들의 결론이다.
요컨대, 이들의 핵심 주장은 인구변동과 세계화라는 두 변수가 지난 40년 동안 디플레이션 경향에 영향을 주었지만 앞으로 30년 정도는 두 추세가 역전하며 세계 주요 경제에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해지리라는 거다.
필연적으로 다가올 거대 변화의 굴절점에서 각오와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 이유다.
백우진 옮김. 생각의힘. 376쪽. 2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