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폭풍 속 동면 들었다가 못깨어난 오퍼튜니티 전철 밟을수도
'붉은행성' 지질학자 인사이트호 태양광 패널 충전 안돼 '위기'
'붉은행성' 화성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8억 달러(8천939억원)를 들여 보낸 인사이트(InSight)호가 태양광 패널에 먼지가 쌓이면서 동력을 제대로 얻지 못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인사이트호가 착륙한 엘리시움 평원은 강한 바람이 불지않아 태양광 패널 위에 두껍게 쌓인 먼지를 치울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이때문에 태양광 패널의 발전 효율이 엘리시움 평원에 겨울이 시작된 지난 2월 27%까지 떨어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동력을 아끼기 위해 각종 장비를 매일 번갈아 꺼놓은 "동면 모드"로 진입시켰으며, 조만간 생존에 필요하지 않은 기능은 아예 꺼놓는 단계로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문에 기상측정 등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핵심 임무인 지진계 가동도 중단하게 된다.

인사이트호는 과학장비 가동을 중단해 아낀 동력으로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는 밤 기온을 견디고 있다.

NASA는 7월쯤에 겨울이 끝나고 햇빛을 다시 강하게 받게 되면 태양광 패널의 발전 효율이 높아져 인사이트호가 동면 모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ASA가 계획한 동면 기간이 거의 절반가량 지난 현재 인사이트호는 아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태양광 충전이 안 돼 전력 공급이 끊어질 수 있는 위험은 상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호는 완전히 방전돼도 햇빛을 받으면 다시 충전해 되살아나도록 프로그램 돼 있으나 아예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인사이트호 운영팀의 선임 분석관 브루스 바너트 박사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인사이트호가 오랜 시간 잠들거나 죽지 않는다면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확실치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화성 겨울철의 추위가 워낙 심해 예민한 전자 부품은 방전 상태에서 망가질 수 있다면서 앞서 지난 2018년 화성 전체를 휘감은 먼지폭풍 속에서 동력을 아끼기 위해 동면에 들었다가 연락이 완전히 끊긴 오퍼튜니티(Opportunity)호도 추위에 전자부품이 고장나 깨어나지 못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18년 말 화성에 도착한 인사이트호는 지진계를 설치하고 행성을 흔드는 지진파를 감지해왔다.

지하 열 측정 장비는 땅을 파고들지 못해 2년 이상 시도만 하다 지난 1월 결국 포기하고 말았는데,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동력을 아끼려는 측면이 강했다.

인사이트호는 지난해 말 임무가 2년 연장돼 2022년 말까지 가동하도록 돼 있는데 동면 모드로 겨울철을 무사히 넘기면 지진계를 가동하며 계속 과학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너트 박사는 "우리는 대체로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화성이라는 곳이 예측할 수 있지 않아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