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법·특별법 우선 원칙"…근로자 개념 확대 등 요구
민주노총 "ILO 핵심협약, 노조법에 우선…법 재개정 필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5일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이 개정 노조법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며 ILO 핵심협약 기준에 못 미치는 노조법을 재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발표한 이슈 페이퍼에서 "국회 동의를 받아 비준하는 핵심협약은 신법 우선, 특별법 우선 원칙에 따라 국내 노조법에 우선해 적용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회는 지난 2월 26일 결사의 자유 보호에 관한 ILO 핵심협약 제87호, 98호와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29호 비준 동의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오는 20일 ILO에 핵심협약 비준서를 기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ILO 핵심협약은 비준서 기탁 이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국내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국회는 ILO 핵심협약 비준에 앞서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을 포함한 노조법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노동계는 개정 노조법이 ILO 핵심협약에 여전히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은 "(개정법은) 근로자 범위를 협소하게 해석해 특수고용직(특고)과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삼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특고 등이 노조법상 근로자에 포함되도록 법을 재개정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개정법이 실업자와 해고자 등의 기업별 노조 임원 자격을 제한한 데 대해서는 "임원 자격 요건은 규약에 따라 노조의 재량에 맡겨야 하고 정부가 입법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결사의 자유 원칙에 안 맞는다"며 관련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개정법이 근로시간면제 제도를 유지한 데 대해서도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문제는 입법적 개입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노사 간 자유롭고 임의적인 교섭에 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정법이 노동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파업 등을 제한하고 있다며 재개정 등을 통해 파업 사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이 ILO 핵심협약의 우선성을 주장하며 노조법 재개정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핵심협약과 노조법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선인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