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공백에 안일했던 키움의 대응, 팀타율 9위 추락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에서 감을 찾아갈수록 이를 지켜보는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속은 쓰리다.

키움이 시즌 초반, 김하성의 빈자리를 절감하고 있다.

14일 현재 키움의 팀 타율은 0.216으로 리그 9위다.

출루율은 0.324로 8위, 장타율은 0.316으로 9위에 머무르고 있다.

타격과 관련한 주요 지표가 모두 리그 최하위권이다.

팀 홈런도 3개로 공동 8위에 그치고 있다.

키움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전에서 2-13 대패를 당했다.

9회까지 키움이 때려낸 안타는 고작 3개였다.

키움이 2019시즌 팀 타율 1위 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천양지차의 결과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국내 주요 선수만 비교했을 때 그때와 달라진 건 김하성 한 명뿐이다.

키움은 김하성의 미국 진출이 결정됐을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강정호, 박병호가 빠져나갔을 때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정호가 떠났을 때는 김하성이라는 준비된 후계자가 있었다.

리그 최고 거포 박병호의 공백은 윤석민의 분발과 채태인 영입으로 메울 수 있었다.

키움은 치밀한 계획을 갖고 강정호, 박병호의 부재를 대비했다.

아니면 적어도 외부 영입으로 전력 공백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김하성의 케이스는 달랐다.

키움은 김혜성이 유격수로 이동하고 서건창이 2루수를 맡아 새롭게 키스톤 콤비를 구성했다.

그게 전부였다.

지난해 30홈런 109타점을 기록한 리그 최고 유격수의 공백은 고스란히 남았다.

키움은 김혜성이 성장해주길 바랐다.

실제로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579에 장타율 1.000으로 폭발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가자 타율 0.268에 장타율은 0.341에 그치고 있다.

김웅빈, 전병우, 김수환이 경합한 3루수 자리는 아직 누구도 확고한 주전 3루수로 도약하지 못했다.

최선의 길은 2019년 제리 샌즈급의 걸출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것이었는데, 키움이 장고 끝에 선택한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는 장타율이 0.289로 '똑딱이' 수준이다.

키움은 현재 야수 엔트리에서 누구도 3할대 타자가 없다.

이정후-김하성-서건창-박병호로 이어진 국가대표급 타선을 자랑했던 키움이 이제는 '식물 타선' 탓에 낯선 고민을 하고 있다.

외부 전력 보강이 없는 상황에서 김하성의 공백을 메울 방법은 모든 선수가 더 힘을 내서 십시일반 하는 것밖에는 없다.

하지만 키움의 기대와는 달리 시즌 초반 팀 타선은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루 머신' 박준태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0주 진단을 받았다.

투수 파트에서도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키움이 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