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탄신 580주년·54회 단종문화제…'문화도시 영월' 박차

국가표준영정 100호로 공식 지정된 조선 6대 왕 단종(端宗)의 어진(임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이 14일 공개됐다.

'조선 비운의 왕' 단종 어진 공개…국가표준영정 100호 지정
강원 영월군은 단종 탄신 580주년을 맞아 권오창 화백이 제작한 단종 어진(작품 규격 가로 120㎝, 세로 200㎝)이 정부표준영정 제100호로 공식 지정됐다고 밝혔다.

표준영정은 선현의 영정이 난립하는 것을 막고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뜻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단종 어진은 김호석 화백이 제작한 반신상이 잘 알려져 있었으나, 표준영정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어진은 살아있는 왕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린 도사(圖寫), 생존 시 그린 어진이 없어 얼굴을 아는 이들의 기억에 의존해 그린 추사(追寫), 기존 어진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모사(模寫)로 나뉜다.

단종의 어진은 생존 시 모습을 그린 도사 작품이 없기 때문에 추사 방식으로 제작됐다.

전통적인 장황 기법의 족자 형태다.

단종의 용안은 조선왕조실록과 행장 등 사료와 전주 이씨 종중의 골상적 특징이 고려됐다.

여기다 국보 317호 태조 어진 경기전본과 세조 어진 초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본을 검토해 공통된 특징을 추출했다.

'조선 비운의 왕' 단종 어진 공개…국가표준영정 100호 지정
추서 시점의 연령은 서거 시기인 17세로 했다.

단종은 1452년 12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1455년 상왕으로 물러난 후 1457년 영월 청령포로 유배돼 영월 관풍헌에서 17세에 죽임을 당했다.

사후인 1698년(숙종 24년)에 임금으로 복위됐다.

묘호는 단종, 능호는 장릉(莊陵)이다.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에 소재한 장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다.

영월 군민은 단종 승하 후 장릉 제례와 민속신앙, 칡 줄다리기, 국장 재현을 통해 단종의 영원한 영면과 재림을 기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제작된 단종 어진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는다.

'조선 비운의 왕' 단종 어진 공개…국가표준영정 100호 지정
왕실 문화 복원과 함께 영월군의 지역 문화 특성화 추진에 필요한 문화적 관광자원 창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또 영월군민 삶 속에 역사적으로 이어져 온 충절의 고장으로서 이미지도 각인한다.

장릉 경내에 있는 단종 역사관에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단종 어진을 영구봉안 함으로써 후대에 남길 문화적 사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올해 제4차 문화도시조성 예비도시 선정을 위한 재도전의 발판으로 삼는데 이번에 공개된 단종 어진이 한몫할 것이라는 기대도 담았다.

영월군 관계자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의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의 지속가능성 모색과 문화도시로서의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