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인삼공사와 3년 최대 19억5천만원에 FA 계약
이영택 감독 "이소영에게 고맙다고 말했죠…이제 보호선수 고민"

여자프로배구 KGC인삼공사는 2020-2021 V리그 정규리그가 끝나자마자 마자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개시일'만 기다렸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아픔을 겪은 인삼공사가 정한 비시즌 과제 두 가지는 발렌티나 디우프(28)와의 재계약과 FA 이소영(27) 영입이었다.

이미 절반 이상은 해냈다.

인삼공사는 디우프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했고, 디우프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신청서를 냈다.

그리고 13일, 인삼공사는 이소영 영입을 확정했다.

인삼공사는 이날 "이소영과 연봉과 옵션을 포함한 총보수 6억5천만원에 3년 계약(총 19억5천만원)했다"고 밝혔다.

이영택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소영이 우리 구단과 계약할 때 바로 옆에 있었다"며 "소영이에게 '우리 팀에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진심이었다"고 웃었다.

인삼공사는 FA 협상 개시일부터 이소영에게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전했다.

이영택 감독도 자주 이소영과 만나며 협상을 도왔다.

이 감독은 "2019-2020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구단 프런트와 '이소영을 영입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고맙게도 구단이 구체적인 영입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며 "원래 좋은 선수였는데 이번 시즌에 이소영이 공수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하더라. 더 욕심이 났다"고 했다.

실제 이소영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득점 10위(439점), 공격 종합 4위(공격 성공률 41.66%), 리시브 5위(리시브 효율 41.82%)에 올랐다.

GS칼텍스 주장으로 팀을 융화하는 리더십도 보여줬다.

GS칼텍스는 이소영의 활약 속에 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부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소영은 메레타 러츠와 함께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정규리그 MVP 후보이기도 하다.

이영택 감독 "이소영에게 고맙다고 말했죠…이제 보호선수 고민"
이영택 감독은 "협상 기간에 이소영과 배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소영이가 나와 우리 팀에 관해 궁금해하는 점도 솔직하게 얘기했다"며 "공감대가 쌓였고, 다행히 소영이가 인삼공사를 택해줬다"고 흐뭇해했다.

이소영은 GS칼텍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12-2013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해, 한 팀에서만 뛰었다.

이 감독은 "팀을 떠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워낙 속이 깊은 선수여서 더 어려웠을 것이다"라며 "어려운 결정을 해줬으니까, 이소영이 새로운 팀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득점 1위(963점)에 오른 라이트 디우프를 보유하고도, 레프트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고전할 때가 많았다.

이 감독은 "염혜선 등 세터가 이소영 영입을 나만큼이나 반길 것이다.

이제 확실히 믿고 공을 올릴 선수 한 명이 늘었다"며 "이소영은 공수 모두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라고 반겼다.

이소영을 영입한 인삼공사는 GS칼텍스에 이소영 지난 시즌 연봉의 200%인 7억원과 보호선수 6명 이외의 선수 1명을 보상하거나 연봉의 300%인 10억5천만원을 줘야 한다.

이 감독은 "이소영과 계약을 마친 뒤, 6인 보호선수 명단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다.

참 어려운 일이다"라며 "좋은 선수를 영입했으니,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휴가를 즐기고 있는 이소영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인삼공사 선수단과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대표팀 합류로 인삼공사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인삼공사 세터 염혜선, 센터 한송이와 박은진, 리베로 오지영도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비시즌에 이소영에게 바라는 건 딱히 없다.

즐겁게 대표팀에서 훈련하다가,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