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학생이 신입생 대상 얼차려…학생들 "시대착오, 근절돼야"
'팔굽혀펴기 1천200회, 실화?'…해양대 신입생 군기잡기 논란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 신입생 합숙소에서 선배 사관이 후배를 대생으로 가혹한 군기 잡기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한국해양대학교와 일부 학생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신입생들 합숙소인 승선 생활 교육관에서 인원 점검과 청소 위생점검이 이뤄졌다.

해당 교육관에는 해사대 신입생 200여 명이 몇 개 분반으로 나뉘어 승선 생활 교육을 받으며 합숙 생활을 하고 있다.

문제는 4학년 선배들인 명예 사관이 위생점검을 하면서 여러 가지 지적사항을 말하고 후배들에게 팔굽혀 펴기 얼차려를 시키면서 발생했다.

지적을 당한 후배에게 300여개의 팔굽혀 펴기를 시켰고 이 과정에서 얼차려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면서 횟수를 계속 높였다.

"600회, 800회 등으로 횟수가 급격히 늘어나다 결국 1천200회 지시까지 나왔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았다.

지적을 받은 당사자가 다 못하자 연대 책임 형식으로 동기들이 분담해 인당 80여개씩 팔굽혀 펴기가 이뤄졌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글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 글에는 "수도꼭지 방향을 제대로 정렬해 놓지 않았다고 기합이 있었다"면서 "(4학년 학생이) 14시간 동안 (팔굽혀펴기 기합을) 1만개도 해봤다고 말하면서 너희는 값진 것을 얻었으니 오늘을 꼭 기억하라"는 훈계도 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한 학생은 "생활관 2∼6층에 학생들이 있는데 다른 층에서 기합받는 소리가 들리자, 명예 사관이 '너희도 꾸부려(엎드려뻗쳐)를 하고 싶냐'고 물었고 학생들이 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동기애가 없다며 100회 팔굽혀 펴기를 시키기도 했다"라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 한 관계자는 "4학년 학생과 1학년 학생들을 교대로 불러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말 하나를 표현하는 것도 언어폭력이 돼 주의해야 하는 만큼 후배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과한 점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 측은 승선원으로서 인원 점검과 위생점검은 매우 중요하고 엄격한 절차라는 점은 강조했다.

학교 한 관계자는 "선배 사관의 여러 지적사항 중에서 수도꼭지와 관련된 부분이 많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면서 "배에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실종을 뜻하고, 의료지원이 안 되는 고립된 생활로 청소 위생은 매우 중요하며, 정리 정돈을 하지 않으면 낙하물로 인해 위험한 만큼 질서 교육은 일정부분 엄격히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