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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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땅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등 구속 피의자 4명이 매입한 240억원 규모의 부동산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물수·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이 최초 매입한 가격(약 72억원)과 비교해 세 배 넘게 뛰었다.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과학수사관리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746명 중 혐의가 인정되는 47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636명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수사 단서별로 보면 시민단체 등 고발이 20건, 정부합동조사단 등 타기관 수사의뢰가 8건, 신고센터 접수 민원이 12건, 경찰 인지 수사가 138건이다.

특수본이 지금까지 투기 혐의로 구속한 대상은 총 4명이다. 포천시 공무원, 전 경기도 공무원, 한국농어촌공사 구미·김천지사 직원, LH 전북지역본부 직원이다.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LH 직원 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이날 열린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가족과 지인 36명의 명의를 이용해 광명 노온사동 일대 22개 필지를 사들였다. 정 씨가 2015년 LH 광명·시흥 사업본부 후보지과에서 특별관리지역 개발 업무를 담당하면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구속 피의자 4명이 매입한 부동산 4건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몰수·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 포천시 공무원이 도시철도 7호선 신설역 주변에 매입한 땅 80억원, 경기도 전 공무원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주변에 사들인 땅 55억원, 영장심사가 진행 중인 LH 전북본부 직원과 그 지인 등이 산 노온사동 땅 102억원 등 총 240억원이다.

이들이 부동산 4건을 처음 매입한 가격은 72억원으로 현재 세 배 넘게 뛰었다. 특수본은 추가로 부동산 3건에 대한 몰수보전 절차도 진행 중이다.

특수본은 이날 수사 대상자 중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장 10명을 포함한 140명이고, 국회의원 5명, 지방의원은 39명, LH 직원은 38명이라고 밝혔다. 특수본 신고센터가 접수한 신고는 831건이다. 이가운데 160여건에 대해 관할 시도경찰청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특수본은 금융위원회·국세청·금융감독원·한국부동산원과 함께 3기 신도시 토지 거래 내역 등 부동산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농지법 위반·차명거래·기획부동산 등 불법행위 의심자들을 선별해 관할 시도경찰청에 내사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대구시청을 압수수색했다. 대구 연호지구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LH 및 대구도시공사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