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에 기대자 배신감 느꼈나?'…野, 김종인 쓴소리 두고 술렁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동시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더욱 거리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통합론'을 두고 "자신이 없으면 집어치울 것이지, 밤낮 '통합, 통합'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잘난 사람들이 많아 더 있을 수가 없었다"라고도 했다.

듣기엔 따라선 김 전 위원장이 '손절'을 당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그는 실제로 "당 대표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내가 그걸 구경하고 있을 이유가 있나.

내 면전에 대고 '언제 나가냐'고 묻는 중진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메시지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배신감'을 느낀 것이라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재보선 압승의 공로를 인정받고 재추대 절차를 밟아 대선까지 당을 이끌기를 바랐으나, 이 같은 움직임이 없자 실망감을 토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조언이라는 게 가능할 때나 하는 것이지"라며 상임고문 제의를 거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야권에서 개혁 이미지를 가진 가장 상징적 인물이 김 전 위원장"이라며 "(당 대표로) 재추대되면 그것이 혁신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작심 발언'에는 대선을 앞두고 모종의 역할을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유력한 대권주자로 만들어 '킹메이커'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안 대표를 더욱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도 이런 해석과 궤를 같이한다.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단일화는 자기(안 대표)가 끄집어내 억지로 한 것"이라며 "3자 대결로 해도 우리가 이겼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위원장으로서는 당 대표로 재추대된다면 안 대표가 입당하는 '경우의 수' 없이 당의 체질을 강화해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언사를 놓고 당내에선 되레 야권 분열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표출됐다.

권영세 의원은 통화에서 "야권이 강해지기 위해서라도 통합할 필요가 있다"며 "(야권) 후보들이 분열돼 나왔을 때 승리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 큰 화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며 "홍준표 전 대표, 안 대표 등이 경쟁의 링으로 함께 오르도록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