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토리아 근교 사파리 체험, 사자들도 늘어져 있어
하르트비스푸어르트 댐 주변은 내륙의 작은 케이프타운
[샵샵 아프리카] 가장 빠르나 달리지 않는 치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지만 치타들은 달리지 않고 잠만 자고 있었다.

백수의 왕 사자들도 하염없이 늘어진 모습이었다.

[샵샵 아프리카] 가장 빠르나 달리지 않는 치타
지난 6일(현지시간) 휴가를 내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져 있는 라이언 & 사파리 파크를 방문해서 본 장면들이다.

지난해 9월 말 넓은 크루거 국립공원 사파리를 하고 난지 약 6개월 만에 다시 사파리 체험을 하게 됐다.

크루거에서 사자들을 보기는 했어도 좀 멀리서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경상북도 면적만큼 광대한 크루거에서 본 동물과 달리 6㎢ 넓이인 이곳은 상대적으로 좁기도 하고 야성미가 떨어져 긴장감이나 재미가 반감됐다.

물론 크루거도 국립공원에 의해 관리되고 있기는 하나 스케일이 워낙 크다 보니 인공미가 별로 안 느껴진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이런 사파리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프리카만의 특장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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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파크는 공원 사파리 차를 타거나 자가용을 몰고 철문과 철책으로 구획된 각 동물 구역을 통과하게 돼 있다.

자가용을 직접 몰고 사자 구획으로 들어갈 때는 유리창을 절대 내리지 말라는 주의 사항과 함께 조금은 긴장이 됐다.

남아공에선 가끔 사자에 물려 관광객 등이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있다.

이곳에서도 지난 2015년 미국인 관광객이 사자의 공격을 당해 숨졌다.

대체로 차에서 내렸거나 유리창을 내리고 가다가 변을 당한 경우다.

낮이라 그런지 사자들은 구석진 곳에 다들 드러누워 오수를 즐기고 있었다.

더구나 사파리 트럭이 가까이서 보고 있어 승용차로는 더 가까이 갈 수 없어 시간상 아쉬움을 안고 다음 동물 구획으로 갔다.

기린과 와일드비스트, 얼룩말 등은 이전에 보거나 집 주변 동물 보존구역(game reserve)에서도 접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큰 감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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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곳은 치타 구역이었다.

크루거공원에서도 치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니 좀 실망스러웠다.

낮 시간대이기도 하고 구획이 철장으로 비교적 좁게 둘러 있다 보니 치타가 좀처럼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밤에 사냥도 안 하고 먹이를 준다고 하니까 더 늘어진 것 같았다.

자고로 치타는 뛰어야 치타다운데 아쉬웠다.

어쩌면 치타의 상황이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닥친 상황인 듯도 싶었다.

맘대로 돌아다니고 학교에서도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프리카에 오니 세계에서 가장 빠른 동물 치타와 그다음 빠르다는 타조까지 종종 보게 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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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록다운 상황이라 그런지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활절 연휴 다음날이기는 해도 티켓 판매소에는 방문 당시 우리만 있었고 같은 시간대 자가 차량으로 구경하는 경우는 기껏해야 몇 대밖에 안되고 사파리 트럭도 2대 정도였다.

남아공 국내관광이 활성화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라이언 파크에 앞서 관광명소 하르트비스푸어르트 댐 주변의 케이블카 탑승도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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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는 지난해 7월 초에 왔을 당시 록다운이 완화돼 있었는데도 폐쇄돼 있었으나 지금은 운행하고 있다.

케이블카 궤도는 1.2㎞로 마할리스버그 산맥 정상에 올라가니 아래 수상스포츠로 유명한 하르트비스푸어르트댐 호수와 주변의 툭 터진 경관을 보게 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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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하순 케이프타운의 테이블마운틴을 케이블카로 보고 나서 내륙 수도권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보니 마침 물도 있고 고지도 높아 개인적으로 보기에 하우텡주(州)의 작은 케이프타운이라고 할 만했다.

여기도 역시 록다운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상 체류 인원은 161명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케이블카 타고 산에 오른 사람은 많아야 20, 30명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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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주변 도시 프리토리아와 요하네스버그 등에 대해 저마다 각도를 돌아가면서 소개하는 돌판들이 있었다.

그중 눈에 띈 것이 인근 펠린다바 남아공 핵에너지연구센터에 대한 것이었다.

이곳에서는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무기 6개를 제조했다고 한다.

우선 수도권에 이런 곳이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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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남아공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국가라는 소개가 눈에 들어왔다.

1996년 펠린다바에서 아프리카 핵무기 자유지대(비핵지대) 조약이 서명됐다고 한다.

바로 11일이 일명 펠린다바 조약 25주년이다.

남아공이 그랬을진대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따른 한반도 비핵지대화가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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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 국가답게 주변에는 스테인리스강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합금철인 페로크롬 제련 공장도 있었다.

페로크롬은 아시아 등으로 수출된다고 하는데 한국도 국내 오염 산업 규제 때문에 페로크롬을 수입한다는 설명을 교민 관계자에게 들었다.

지구 반대편 남반구에서 늦가을에 접어든 남아공에 있지만 새봄의 한반도와 이래저래 연결돼 있다는 점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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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