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기획사정 의혹·월성원전 사건 등 수사에 '촉각'
'靑선거개입' 수사 마침표…남은 권력형 수사 어떻게
검찰이 9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사실상 털어내면서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 남아있는 권력형 수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권상대 부장검사)는 재보선 이틀 만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불구속기소하면서 수사를 마쳤다.

작년 1월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을 재판에 넘긴 이후 1년 3개월 만에 추가 기소다.

이로써 1년여간 공전을 거듭해 온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 재판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실장 등 3명을 재판에 넘기며 이미 기소된 송 시장 등의 사건과 병합 심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첫 재판은 다음 달 열린다.

이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김기현 당시 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의 핵심 공약인 산업재해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늦추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靑선거개입' 수사 마침표…남은 권력형 수사 어떻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무소속 이상직 의원의 횡령·배임 사건 등 남은 권력형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재·보궐선거의 야권 압승 분위기와 맞물려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이날 오전 이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자금 담당 간부와 공모해 회사의 장기 차입금을 조기 상환하는 등 회사 재정 안정성을 해친 혐의를 받고 있다.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가 이스타항공과 합작을 추진하던 태국 항공사에 취업한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이 의원의 비위 혐의 배후로 청와대와 여권을 의심하고 있다.

'靑선거개입' 수사 마침표…남은 권력형 수사 어떻게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조만간 불러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의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관여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전지검의 월성원전 수사는 지난 2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영장이 기각된 뒤 '윗선'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검찰이 추가 영장 청구나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백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검찰이 정부·여권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권력형 수사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선거가 끝난 뒤 신속한 수사 재개를 지시하면서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념하면서 공직자로서 처신과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