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슈를 넘어 하나의 '생명체'가 된 SNS…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우려면
소셜미디어의 한 게시글이 순식간에 퍼져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할 때가 있다. 이를 계기로 온라인에서 큰 사회적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한다. 반면 재밌어 보이거나 이슈가 될 만한 게시글인데도 인기를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소셜미디어는 예기치 않은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내고,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하는 바다와 같다.

《소셜 오가니즘》은 소셜미디어가 일으키는 거대한 지각변동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동영상 공유플랫폼 레버의 공동설립자인 올리버 러켓,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 마이클 J 케이시가 함께 썼다.

저자들은 “소셜미디어가 우리 사회의 구조, 정부의 정책, 문화의 흐름에 가장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보편화된 소셜미디어 사회를 ‘소셜 오가니즘’, 즉 하나의 생명체인 ‘사회 유기체’라고 이른다. 이 용어는 19세기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처음 썼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영양분을 공급하며 성장하는 생명체를 의미한다. 소셜미디어 사회도 이와 비슷하다. 처음엔 아메바와 같은 단일세포 정도였지만 인체처럼 복잡한 다중세포 유기체로 빠르게 진화했다.

인터넷이 처음 생겼을 땐 이메일을 보내는 등 정적인 활동이 주로 이뤄졌다. 그 이후엔 블로그와 같은 대화형 작업으로 발전했다. 최근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세계인이 연쇄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동영상이 국경을 넘어 공유되는가 하면, 각종 파생 콘텐츠도 생겨나고 있다. 저자들은 이를 구체적으로 세포구조, 물질대사, 성장과 복잡성, 항상성, 자극에 대한 응답, 번식, 적응·진화 등 일곱 가지 특징으로 나눠 설명한다.

소셜 오가니즘이 확대됨에 따라 이를 검열·통제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자정 노력도 하고 있지만, 나쁜 것을 단순히 걸러내는 것만으론 힘을 키울 수 없다. 부정적인 콘텐츠보다는 긍정적이고 건전한 콘텐츠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소셜미디어가 발전하는 길이다.

저자들은 강조한다. “소셜미디어를 사회 유기체로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사회에 건강한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더욱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