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은 자국민들의 자원을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개발로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이 자국 아동 영양실조가 심각하다는 유엔 보고서를 향해 “황당한 날조”라고 반발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접근법에 있어 주민 인권을 앞세워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은 지속해서 자국민을 착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북한 보건성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유엔의 어느 한 전문가 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우리의 국가적인 비상 방역조치로 수많은 영양실조어린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황당한 날조자료가 버젓이 언급돼 있다고 한다”고 말했는데, 미 정부가 이에 대해 재반박한 것이다. 북한은 전달 담화에서 “우리 어린이들의 건강과 미래는 우리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무부는 “북한이 대부분의 인도주의 사업들에 대해 국경을 폐쇄하고 공급망을 차단하는 동시에 해당 사업을 실행하고 감시·분배하는 인력도 제한했다”며 “코로나19 관련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데 상당한 장벽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은 인권을 외교 정책에 중심에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지난 3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목으로 한 북한 정권의 국경 봉쇄와 국내 여행 금지로 대부분의 지원 물량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11개 국제 구호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한 구호단체는 “코로나19 제한으로 아동과 임신부, 수유부 약 44만명이 미량영양제를 받지 못하고, 심각한 영양실조 아동 9만5000명에게 필요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10만1000명의 미취학 아동을 위한 영양 강화식품도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변인은 RFA에 “북한이 국제 항공·선박에 대해 국경 봉쇄를 포함해 매우 엄격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대북제재위로부터 신속한 제재 면제를 받아 가장 도움이 필요한 주민에게 도움을 제공하려는 인도주의 단체와 유엔 기관 등의 노력을 현저히 방해하고 있다”고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대외 정책의 최우선에 두겠다고 공언해 온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북한은 취약계층 등 주민들에게 써야할 자원을 군대와 유엔이 금지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하는데 부당하게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독자) 제재들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