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3국, 진정한 동맹 아니나 서방 제재·봉쇄에 밀착"
"중국·러시아·이란, 서방이 압박할수록 더 뭉칠 것"
중국, 러시아, 이란 3국은 진정한 동맹은 아니지만 서방의 압박이 강화될수록 더 뭉칠 것이라고 홍콩 명보가 6일 보도했다.

명보는 이들 3국의 관계를 '화이부동'(和而不同: 서로 조화를 이루지만 같지는 않다)이라 칭하면서 서방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서로를 보듬게 된 관계지만, 서방의 제재와 봉쇄가 증가하면 이들의 관계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3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가 신장(新疆) 위구르 인권탄압을 이유로 중국 관리들에 제재를 부과한 날 중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은 "인권문제 정치화와 내정간섭을 말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그로부터 나흘 후에는 중국과 이란이 25년간 정치·전략·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내전에서 수년간 연합전선을 구축해왔다.

"중국·러시아·이란, 서방이 압박할수록 더 뭉칠 것"
명보는 미국 3대 외교 거물 중 한명으로 꼽히는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1997년 발간한 '더 그랜드 체스보드'(The Grand Chessboard)에서 이들 3국의 동맹을 예측했다고 전했다.

브레진스키는 책에서 "미국에 있어 가장 큰 잠재적 위협은 중국과 러시아, 아마도 이란 간에 동맹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동맹을 형성하는 이유는 이념 때문이 아니라 불만을 상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근시안적으로 동시에 중국과 이란에 적대적 정책을 취할 경우, 이들과 러시아가 동맹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보는 또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적대세력 방해 속 북중 단결 강화"를 강조하는 구두친서를 보낸 사실이 주목할만하다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을 포함해 유엔 17개 회원국이 일방적인 제재와 무력 사용에 반대하는, 소위 '반(反) 서방 연합전선'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명보는 그러나 이들 17개국이 역시 각기 다른 이해관계 속에서 진정한 동맹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니카라과,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경우는 대만과 수교를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는 중국이 중립을 취해왔고, 중국-인도 분쟁과 중국-베트남 분쟁에서는 러시아가 모호한 태도를 취해온 점 등 중국-러시아-이란 간에도 장애물이 많다,
명보는 "그러나 이들 간 전략적 이해관계는 과소평가할 수 없으며, 이들은 경제적으로도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와 일본 바다에서 같은 전략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 이란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는 한 냉전 기간 소련의 실수를 반복하지도, 중동의 혼란 속으로 끌려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