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소순다열도 동누사뜽가라 지역에 내린 폭우로 100여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5일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소순다열도 동부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여러 지역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전날 오전 1시께 동누사뜽가라 동플로레스군의 늘늘라마디케(Nelelamadike) 마을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주택 수 십채가 파묻혔다.
동플로레스 당국은 "주민 63명이 산사태에 매몰됐다"며 "일요일 밤까지 54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나머지를 계속 찾고 있다"고 안타라 통신에 밝혔다.
현지 매체마다 인명 피해 규모가 다르게 보도되고 있으나, 대략 이 마을에서만 60명이 넘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또, 동플로레스에서는 늘늘라마디케 마을뿐만 아니라 7개 마을이 폭우의 영향을 받아 주택 17채가 홍수에 쓸려가고, 60채가 진흙에 파묻혔다.
5개의 다리도 파손됐다.
이들 7개 마을에서는 4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동누사뜽가라 렘바타(Lembata) 섬에서도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섬의 레워톨로(Lewotolo) 화산 기슭 마을이 전날 폭우와 함께 화산에서 쏟아져 나온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렘바타군 관계자는 "레워톨로 화산 기슭 주민 최소 18명이 숨지고 62명이 실종됐다"며 "14개 마을의 인터넷, 전기, 도로가 모두 끊겨 고립된 상태이기에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dpa 통신에 밝혔다.
동누사뜽가라 지역의 이번 재난은 인도네시아와 호주 사이 바다에서 사이클론 세로자(Seroja) 발생 과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은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동누사뜽가라 지역에 시속 85㎞ 이상 강풍이 몰아칠 것"이라며 경보를 발령했다.
동누사뜽가라 지역과 인접한 동티모르에서도 수해가 발생했다.
수도 딜리를 포함해 동티모르 전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최소 16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대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