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 교수 시절 제자이거나 해당 대학 출신이 연구직 잇따라 합격

강원도 출자기관인 강원연구원이 연구직 공개채용 과정에서 현 연구원장의 교수 시절 제자 등이 잇따라 채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연구원장 제자 채용 논란…"맞춤형 의심" vs "오비이락"
4일 강원연구원 등에 따르면 연구원이 지난 2월 시행한 '2021년 제1차 연구원 정규직 공개채용'에서 A씨가 최종 합격·채용됐다.

강원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강원연구원은 당시 '4차 산업', '과학기술', '지역학' 등 3개 분야 연구직 채용 공고를 냈다.

'4차 산업' 분야는 1차 전형 때부터 적격자가 없어 뽑지 않았고, 2명이 1차 전형에 합격한 '지역학' 분야도 최종 합격자 발표 때 적격자가 없어 채용하지 않았다.

다만 '과학기술' 부분은 1차 전형에서 3명이 경쟁하다가 A씨가 최종 합격했다.

3개 분야 연구직을 뽑는 전형에서 결국 A씨만 뽑힌 셈이다.

A씨는 박영일 강원연구원장이 대학 교수 시절 박사 논문을 지도한 제자이자, 2019년 9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박 원장과 함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박 원장은 과거 A씨가 대표로 있던 사단법인에서 이사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돼 뒷말이 더 무성하다.

이 때문에 A씨를 채용하기 위한 맞춤형 공개채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연구원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강원연구원장 제자 채용 논란…"맞춤형 의심" vs "오비이락"
모든 채용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류 작성 시 개인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전형이나 A씨 채용 과정에서 박 원장의 직간접적인 관여가 있었는가가 논란의 핵심이다.

이에 박 원장은 A씨가 제자인 것은 맞지만 채용과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강원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시행된 '2020년 제2차 연구직(정규직) 공개채용'도 역시 곱지 않은 시선이다.

당시 '경제', '고용정책', '4차 산업' 등 3개 분야 중 특정 분야의 최종 합격자로 뽑힌 B씨도 박 원장이 교수로 있던 특정 대학 출신이다.

B씨의 채용 과정에 대한 의혹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일 원장은 "모든 채용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도 없다"며 "제자가 채용됐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고, 오비이락일 뿐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