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기대 겹치는 '증시 과도기' 잘 버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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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Money 읽기
(44) 혼합정서·양가감정
"조정 길지만 폭은 얕을 것" 전망
혼란뒤 강한 반등…낙관론 우세
금리 민감도 낮고 저평가 매력에
실적개선 모멘텀 가진 종목 주목
(44) 혼합정서·양가감정
"조정 길지만 폭은 얕을 것" 전망
혼란뒤 강한 반등…낙관론 우세
금리 민감도 낮고 저평가 매력에
실적개선 모멘텀 가진 종목 주목
‘혼합정서’라는 말이 있다. 동일한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두 가지 이상의 정서를 동시에 경험함을 가리킨다. 기쁨과 행복감처럼 긍정적 정서나 슬픔과 화같이 부정적 정서를 한꺼번에 느끼는 것이다.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를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다. 졸업하거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한 상황을 떠올려보자. 한편으론 기쁨과 설렘 같은 긍정적 정서를, 다른 한편으론 불안과 두려움처럼 부정적 정서를 같이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한 사건에서 상반된 정서를 동시에 경험하는 것을 가리켜 ‘양가감정’이라고 한다. 요약하면 양가감정은 혼합정서의 한 유형이다. 혼합정서와 양가감정은 졸업, 이사 같은 ‘과도기’ 상황에서 흔하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양가감정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 증시가 유동성 장세와 실적 장세 사이의 과도기라서 그렇다. 유동성 장세가 끝나 가는 데 따른 ‘우려’와 경기 회복 및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혼재된 상태다.
양가감정은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하루는 유동성 장세의 끝을 의미하는 긴축 이슈로 금리가 뛰면서 성장주가 주저앉는다. 다음날은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경기민감주가 조정받는다. 또 어떤 날은 두 가지가 맞서 시장이 혼조세다.
그래서 투자자의 관심은 과도기가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가에 쏠려 있다. KB증권은 최근 상황과 비슷한 과거 사례를 분석해 ‘조정 기간이 길면 조정 폭이 얕고 기간이 짧으면 폭이 깊다’는 결론을 내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엔 조정 기간이 길고 조정 폭이 얕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은 2주 전 이 글을 통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라는 깔딱고개를 넘어 ‘완만한 능선’이 적어도 3개월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과도기 후엔 어떻게 될까. KB증권은 과거 사례에서 혼란 뒤엔 대부분 다시 상승장이 펼쳐졌고 직전 랠리에 버금갈 만큼 강한 랠리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소수의 사례에선 경기 침체로 하락장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이번 상황이 강한 반등으로 이어질지, 하락장이 될지는 미국의 실업률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실업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중앙은행(Fed)이 섣불리 긴축에 나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며, 추세적 인플레이션이 나타나 Fed를 압박하기도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과도기 후 상승장을 예상한 것이다.
투자자로선 상승장 예상이 반갑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가 고민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지금은 모든 애널리스트가 모든 종목의 실적이 좋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적 개선’이 흔해지는 시기란 얘기다.
그중에서도 어떤 종목을 봐야 할까.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엔 금리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금리 민감도가 낮고, 밸류에이션 매력과 실적 개선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사람이 혼합정서와 양가감정을 이해하려면 총 4단계의 발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 7세 수준인 1단계에선 한 사건에 대해 긍정 혹은 부정 중 한쪽 유형의 정서만 동시에 느낀다. 형이 때리면 ‘화’(부정)가 나고 ‘슬프다’(부정)고 느끼는 것이다.
2단계(만 9세)에선 두 대상에 대해 같은 유형의 정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3단계(만 10세)가 되면 다른 대상에 대해 반대 유형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형이 때려 기분이 나쁘지만(부정), 아빠가 형을 혼내줘서 기분이 좋다(긍정)’고 느끼는 것처럼 순차적으로 일어난 사건들만 이해한다.
마지막 4단계(만 11세)가 돼야 상반된 정서가 동시에 생기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증시 과도기의 혼란 상황을 성공적으로 버텨내려면 4단계가 필수적이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를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다. 졸업하거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한 상황을 떠올려보자. 한편으론 기쁨과 설렘 같은 긍정적 정서를, 다른 한편으론 불안과 두려움처럼 부정적 정서를 같이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한 사건에서 상반된 정서를 동시에 경험하는 것을 가리켜 ‘양가감정’이라고 한다. 요약하면 양가감정은 혼합정서의 한 유형이다. 혼합정서와 양가감정은 졸업, 이사 같은 ‘과도기’ 상황에서 흔하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양가감정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 증시가 유동성 장세와 실적 장세 사이의 과도기라서 그렇다. 유동성 장세가 끝나 가는 데 따른 ‘우려’와 경기 회복 및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혼재된 상태다.
양가감정은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하루는 유동성 장세의 끝을 의미하는 긴축 이슈로 금리가 뛰면서 성장주가 주저앉는다. 다음날은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경기민감주가 조정받는다. 또 어떤 날은 두 가지가 맞서 시장이 혼조세다.
그래서 투자자의 관심은 과도기가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가에 쏠려 있다. KB증권은 최근 상황과 비슷한 과거 사례를 분석해 ‘조정 기간이 길면 조정 폭이 얕고 기간이 짧으면 폭이 깊다’는 결론을 내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엔 조정 기간이 길고 조정 폭이 얕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은 2주 전 이 글을 통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라는 깔딱고개를 넘어 ‘완만한 능선’이 적어도 3개월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과도기 후엔 어떻게 될까. KB증권은 과거 사례에서 혼란 뒤엔 대부분 다시 상승장이 펼쳐졌고 직전 랠리에 버금갈 만큼 강한 랠리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소수의 사례에선 경기 침체로 하락장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이번 상황이 강한 반등으로 이어질지, 하락장이 될지는 미국의 실업률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실업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중앙은행(Fed)이 섣불리 긴축에 나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며, 추세적 인플레이션이 나타나 Fed를 압박하기도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과도기 후 상승장을 예상한 것이다.
투자자로선 상승장 예상이 반갑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가 고민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지금은 모든 애널리스트가 모든 종목의 실적이 좋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적 개선’이 흔해지는 시기란 얘기다.
그중에서도 어떤 종목을 봐야 할까.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엔 금리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금리 민감도가 낮고, 밸류에이션 매력과 실적 개선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사람이 혼합정서와 양가감정을 이해하려면 총 4단계의 발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 7세 수준인 1단계에선 한 사건에 대해 긍정 혹은 부정 중 한쪽 유형의 정서만 동시에 느낀다. 형이 때리면 ‘화’(부정)가 나고 ‘슬프다’(부정)고 느끼는 것이다.
2단계(만 9세)에선 두 대상에 대해 같은 유형의 정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3단계(만 10세)가 되면 다른 대상에 대해 반대 유형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형이 때려 기분이 나쁘지만(부정), 아빠가 형을 혼내줘서 기분이 좋다(긍정)’고 느끼는 것처럼 순차적으로 일어난 사건들만 이해한다.
마지막 4단계(만 11세)가 돼야 상반된 정서가 동시에 생기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증시 과도기의 혼란 상황을 성공적으로 버텨내려면 4단계가 필수적이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