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어 쌓아올린 소통의 공간…수십년 쌓인 엄숙주의를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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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건축물 열전 - 국회소통관
'국유재산 건축상'
작년 대상 수상작
저층부 사다리꼴
고층부 정사각형
용지 제한에 변형
'국유재산 건축상'
작년 대상 수상작
저층부 사다리꼴
고층부 정사각형
용지 제한에 변형
국회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장소이자 권위와 엄숙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오랜 시간 쌓여온 권위는 접근하기 어려운 엄숙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권위를 그대로 표현하려면 어떤 건축물을 지어야 할까. 지난해 준공한 ‘국회소통관’에는 그 고민과 답이 담겨 있다. 설계를 맡은 김태만 해안건축 대표는 “국회 단지의 한 귀퉁이 작은 땅이지만 열린 장소를 담은 유연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회 소통관은 공공 건축물의 상징성과 창의적 공간 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제6회 국유재산 건축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국유재산 건축상은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준공된 건물 가운데 우수 사례를 발굴·전파하는 공공건축 부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1975년 준공된 국회의사당 본관과 국회소통관은 44년의 격차를 갖고 있다. 해안건축은 국회소통관이 이 시대의 정체성,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변화와 창의성을 고민했다. 김 대표는 “20~30년 뒤에는 국회소통관이 2020년대 공공건축물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너무 튀지도, 너무 똑같지도 않으면서 지금의 안목을 반영하기 위해 어떤 모양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외관의 가장 큰 특징은 적층 구조다. 층별로 조금씩 각도가 틀어지며 쌓인 형태다. 이런 구조는 현실적인 제한으로 생겨났다. 대지 남서쪽 샛강변의 사선 형태와 대지 북동쪽(의사당)의 지하철 9호선 라인으로 인해 지하층 개발 영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지하층과 저층부는 사다리꼴 형태로 계획했고, 위로 올라갈수록 사다리꼴이 점점 정사각형 형태로 귀결되도록 했다. 김 대표는 “제약 조건으로 인해 사다리꼴의 긴 면에는 테라스가 짧은 면에는 처마(지붕)가 생겨 마치 틀어지는 듯한 형태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적층되는 테라스와 처마로 역동성과 변화감을 주면서 지붕을 정사각형으로 구성해 의사당과 의원회관 등 다른 국회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했다. 김 대표는 “국회 단지의 배치 질서에 순응하면서 주변 건물과의 조화도 고려했다”며 “요즘 같은 시기 한강변 벚꽃길을 걸으며 국회의사당을 바라봤을 때 단조로운 건물이 아닌 변화하는 건물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중정 내부에는 사각형의 뜰을 조성하고 4층 천장까지 개방했다. 중정 쪽 벽은 모두 유리로 이뤄져 2~4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건물 내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은 공간도 중정 주변이다. 김 대표는 “2~3층 중정 쪽 유리 복도에 일종의 휴게 공간으로 꾸며놓은 곳이 개방감 때문인지 공유오피스나 오픈 카페처럼 이용되고 있다”며 “설계 의도에 더해 잘 활용되고 있는 예”라고 말했다.
현재 이 건물의 1층은 결혼식장 등 연회장으로 쓰인다. 2층은 프레스센터, 3~4층은 사무 공간이다.
내부의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중정을 둘러싼 유리벽을 지탱하는 프레임으로 스틸프레임을 적용했다. 이런 점은 국유재산 건축상 심사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내외부가 대비되도록 마감해 다양한 공간을 연출한 것, 중앙 정원, 라운지 공간 등을 통해 소통이라는 상징을 공공건축으로 해석한 것 등이 국회소통관의 뛰어난 점으로 꼽힌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국회 소통관은 공공 건축물의 상징성과 창의적 공간 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제6회 국유재산 건축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국유재산 건축상은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준공된 건물 가운데 우수 사례를 발굴·전파하는 공공건축 부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개방감과 소통 담은 적층구조
국회는 2015년 국회 후생관을 헐고 국회소통관으로 다시 짓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면적 2만4753㎡,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이뤄진 국회소통관은 국회 단지 내 다른 건물에는 없는 개방감과 소통을 담고 있다.1975년 준공된 국회의사당 본관과 국회소통관은 44년의 격차를 갖고 있다. 해안건축은 국회소통관이 이 시대의 정체성,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변화와 창의성을 고민했다. 김 대표는 “20~30년 뒤에는 국회소통관이 2020년대 공공건축물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너무 튀지도, 너무 똑같지도 않으면서 지금의 안목을 반영하기 위해 어떤 모양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외관의 가장 큰 특징은 적층 구조다. 층별로 조금씩 각도가 틀어지며 쌓인 형태다. 이런 구조는 현실적인 제한으로 생겨났다. 대지 남서쪽 샛강변의 사선 형태와 대지 북동쪽(의사당)의 지하철 9호선 라인으로 인해 지하층 개발 영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지하층과 저층부는 사다리꼴 형태로 계획했고, 위로 올라갈수록 사다리꼴이 점점 정사각형 형태로 귀결되도록 했다. 김 대표는 “제약 조건으로 인해 사다리꼴의 긴 면에는 테라스가 짧은 면에는 처마(지붕)가 생겨 마치 틀어지는 듯한 형태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적층되는 테라스와 처마로 역동성과 변화감을 주면서 지붕을 정사각형으로 구성해 의사당과 의원회관 등 다른 국회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했다. 김 대표는 “국회 단지의 배치 질서에 순응하면서 주변 건물과의 조화도 고려했다”며 “요즘 같은 시기 한강변 벚꽃길을 걸으며 국회의사당을 바라봤을 때 단조로운 건물이 아닌 변화하는 건물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외부와 소통하는 열린 공간
건물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소는 ‘중정’(건물 안 개방된 공간)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투명 유리로 시야가 탁 트이는 중정이 있다. 그 뒤에는 뚫린 빈 공간을 둬 샛강까지 내다볼 수 있다. 중정을 통해 남서쪽의 샛강과 북동쪽의 기존 녹지공간이 연결된다. 중정 주변으로 주요 공용공간을 배치해 자연의 흐름을 연결하고 이용자 간 자연스러운 교류와 소통이 이뤄지도록 의도했다.중정 내부에는 사각형의 뜰을 조성하고 4층 천장까지 개방했다. 중정 쪽 벽은 모두 유리로 이뤄져 2~4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건물 내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은 공간도 중정 주변이다. 김 대표는 “2~3층 중정 쪽 유리 복도에 일종의 휴게 공간으로 꾸며놓은 곳이 개방감 때문인지 공유오피스나 오픈 카페처럼 이용되고 있다”며 “설계 의도에 더해 잘 활용되고 있는 예”라고 말했다.
현재 이 건물의 1층은 결혼식장 등 연회장으로 쓰인다. 2층은 프레스센터, 3~4층은 사무 공간이다.
공공건축의 재해석
형태뿐 아니라 소재에서도 기존 국회 건물과 차별화를 주려 노력했다. 국회 단지 내 주요 건물들은 석재를 주로 사용해 ‘권위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국회소통관은 흙을 구워서 만든 테라코타를 사용해 방문객으로 하여금 온화함을 느끼도록 했다.내부의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중정을 둘러싼 유리벽을 지탱하는 프레임으로 스틸프레임을 적용했다. 이런 점은 국유재산 건축상 심사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내외부가 대비되도록 마감해 다양한 공간을 연출한 것, 중앙 정원, 라운지 공간 등을 통해 소통이라는 상징을 공공건축으로 해석한 것 등이 국회소통관의 뛰어난 점으로 꼽힌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