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주율 지역 격차 34.8%p…걷기·정신건강·비만 '빨간불'
코로나19 이후 신체활동 감소 52.6%…배달 음식 섭취 증가 38.5%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우리 국민의 흡연, 음주가 감소하는 등 건강 행태는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 지표의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컸고, 바깥 활동이 줄면서 신체 활동 감소와 배달 음식 및 인스턴트, 탄산음료 섭취의 증가가 나타나 향후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 지난해 남성 흡연율 36.6%…시군구 최고 51.5%-최저 18.7%
1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평생 5갑(100개비) 이상 흡연한 사람으로서 현재 흡연하는 사람의 분율을 뜻하는 '현재 흡연율'은 지난해 19.8%를 나타냈다.
전국 255개 보건소가 조사를 결과를 토대로 전국 대표값을 산출한 것이다.
꾸준히 감소해왔던 현재 흡연율은 2019년(20.3%)보다 하락해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남성의 현재 흡연율은 36.6%로, 직전 해보다 0.8% 포인트 감소했다.
시군구 중 남성 흡연율 최고는 51.5%, 최저는 18.7%로 격차가 32.8% 포인트로 여전히 큰 편이었다.
전자담배의 현재 사용률 역시 남성의 경우 액상형 2.3%, 궐련형 4.9%로 나타나 2019년과 비교하면 각각 2.5% 포인트, 1.8%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간 정체 상태를 보였던 음주 행태는 지난해 들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을 뜻하는 '월간 음주율'은 지난해 54.7%로, 전년(59.9%)보다 5.2% 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지역 간 격차는 26.1% 포인트에서 34.8% 포인트로 커졌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의 경우 7잔(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의 경우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주 2회 이상 마신 '고위험 음주율'는 14.1%에서 10.9%로 줄었다.
◇ 우울감 경험·스트레스 인지↑…체질량지수 25 이상 31.3% 수준
반면, 신체 활동이나 정신 건강, 비만 지표에서는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걷기 실천율'은 지난해 전국 평균이 37.4%로 전년(40.4%)보다 감소했으나 지역 간 격차는 58.0% 포인트에서 67.8% 포인트로 커졌다.
지난해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슬픔이나 절망감 등)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5.7%였고, 지역 간 격차는 11.4% 포인트를 기록했다.
평소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스트레스 인지율' 역시 지난해 26.2%로, 국민 4명 중 1명 이상 수준이었다.
비만율은 조사 이래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질병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을 일컫는 '자가 보고 비만율'은 31.3%로, 2017년과 비교하면 2.7% 포인트 증가했다.
지역 간 격차 역시 20.7% 포인트에서 23.4% 포인트로 커졌다.
뇌졸중(중풍)과 심근경색증 등 심뇌혈관 질환의 조기 증상을 인지하는 비율은 각각 57.5%, 50.6% 등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고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었다.
◇ 손 씻기·마스크 착용 높아…"코로나19 감염 걱정된다" 답변도 67.8%
지난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이 강조되면서 외출 후 손 씻기 실천율과 비누,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각각 97.6%, 93.2%로 나타났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실내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비율은 99.6%로 거의 100%에 육박했다.
야외 마스크 착용률 역시 99.5%로 실내외 마스크 착용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전후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위험 신호도 감지됐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해 걷기, 운동 등 신체 활동이 줄었다는 응답은 52.6%로 절반을 넘었다.
조사에서 배달 음식 섭취가 늘어났다는 비율은 38.5%였고, 인스턴트나 탄산음료 섭취가 늘어났다고 사람들도 21.5%나 돼 식생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염려된다고 응답한 사람은 67.8%, 경제적 피해가 올까 봐 염려된다는 사람은 75.8% 등으로 나타나 정신·심리적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두드러졌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흡연율, 음주율 등 건강행태 관련 지표의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나타나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해소를 위한 정책 및 사업이 지속해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청은 오는 2일 온라인으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경과보고 및 질 관리 평가대회'를 열고 지역 우수 보건사업 사례를 발굴한 보건소 등 유공기관 및 유공자에게 포상을 수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