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앱 딜리버루 영국증시 상장 직후 최대 30% 폭락

시가총액 약 12조원으로 출발해 한때 3조6천억원 줄어
근로조건·차등의결권 논란…런던의 테크 기업 유치 노력에 타격

글로벌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루가 그동안 큰 기대와 달리 영국 런던 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폭락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BBC 등에 따르면 딜리버루는 이날 런던 증시에서 거래가 시작된 직후 주가가 최대 30% 떨어졌다.

딜리버루 시가총액은 이날 76억파운드(약 11조8천억원)로 출발했으나 장중 최대 22억8천만파운드(약 3조5천억원)가 줄었다.

주가 변동성이 심해서 거래가 두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딜리버루는 영국 증시에 10년 만에 등장한 '최대어'인데다가 고성장 테크 기업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아비바 등 대형 투자회사들이 공모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들은 긱 경제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둘러싼 우려와 대주주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차등의결권을 그 이유로 들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투자심리도 좋지 않았다.

딜리버루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공모가를 희망가격의 하단으로 잡았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아마존의 투자를 받은 딜리버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음식 배달주문이 급증하면서 급성장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딜리버루 주가 폭락이 브렉시트 후 런던증권거래소를 고성장 테크 기업들의 기업공개 허브로 키우려는 영국 정부의 노력에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