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 품목 코드 입력하면
거래처 명단 3분 만에 뽑아줘
中企 월평균 3만5000회 조회
권평오 사장 "내달 성능 개선"
KOTRA(사장 권평오·사진)가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한 무역투자 빅데이터 플랫폼이 중소기업으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해외시장 정보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기업 사이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수출 지원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KOTRA는 지난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127건의 국내 중소기업 수출계약을 지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수출 규모는 363만달러다. KOTRA는 2019년 6월 디지털 무역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빅데이터 플랫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초 KOTRA는 이 프로젝트가 정착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무역의 디지털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수출 거래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했던 해외 전시회와 대면상담 등이 대거 취소됐기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2019년 플랫폼 개설 초기 2260회에 불과했던 월평균 조회수는 현재 10배를 넘는 3만5000여 회에 달한다.
빅데이터 포털은 △해외 유망 시장 추천 △수출 AI 보고서 △기업활동지수 △연관 해외 기업 코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HS코드만 입력하면 해당 품목에 관한 상세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마케팅·영업·수출을 혼자서 전담하는 경우가 많은 중소기업 직원들은 클릭 한 번으로 해외시장 동향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AI 컨설팅을 통해 유망 업종과 시장도 추천받는다. 해외 기업과 자동으로 매칭해주는 기능도 있다. 또 해외 전시회에 직접 가야만 확인이 가능했던 해외 바이어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잠재 바이어를 발굴하려면 시장 조사 등 최소 사흘 넘게 걸렸다. 하지만 빅데이터 포털을 거치면 3분 만에 세계에 있는 잠재 바이어 명단을 열람할 수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화장품을 판매하는 국내 중소기업 L사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특정 제품의 수요와 소비자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수출 가격을 예측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AI 알고리즘으로 구체적인 결과를 얻어내려면 방대하고 정확한 데이터 입력이 필수적이다. KOTRA는 1962년 설립 이후 축적한 무역 지원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84개국, 127개 해외무역관에서 활약하는 주재원들이 수집한 해외시장 정보만 7만6000건에 달한다. 또 30만 건이 넘는 해외 기업 정보와 연 500회에 달하는 상담 정보가 포함돼 있다. 글로벌 수출통계 데이터 10억 건도 입력돼 있다. KOTRA 관계자는 “해외무역관에 상주하는 주재원들이 보유한 모든 정보와 네트워크를 플랫폼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KOTRA는 오는 5월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빅데이터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3년간 KOTRA에서 지원하는 모든 서비스의 30%를 디지털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유망 시장과 잠재 바이어를 자동 추천하는 무역투자 빅데이터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