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일본의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가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사이타마현 나카공장의 생산이 정상화하는 데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30일 발표했다. 몇 달씩 지속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품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바타 히데토시 르네사스 사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화재로 피해를 본 장비가 23개에 달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애초 회사 측이 추정했던 피해 규모의 2배에 달한다. 히데토시 사장은 "한 달 뒤 공장 생산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면서도 "최소 3~4개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나카공장은 르네사스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9개 공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르네사스 전체 반도체의 4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이 가운데 60%가 차량용 반도체로,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에 납품하는 물량이다. 이 공장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도 3개월간 조업을 중단해 일본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시바타 사장은 "화재로 발생한 생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당장 출하할 준비가 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이 돼서야 손실된 생산량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로 인한 매출 손실 규모는 월 130억엔(약 1336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서 르네사스 측은 전기 문제로 반도체 제조 장비에 불이 붙은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노자키 마사히코 르네사스 부사장은 "화재 당시 공장은 가동률이 매우 높았다"며 "높은 가동률과 화재 사이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