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노조 사무총장 "조지아주 우편투표 제한 법안 잘 알아…개최지 변경 논의할 것"

ML올스타전 개최지 바뀌나…'인종차별법 통과' 애틀랜타 보이콧
2년 만에 열리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의 개최지가 바뀔지도 모른다.

미국 조지아주가 최근 통과시킨 법안 때문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는 미국 조지아주의 우편투표 제한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의미로 올스타전 개최지를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외의 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토니 클라크 MLBPA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보스턴 글로브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해당 법안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올스타전 개최지 변경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는 25일 우편 투표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했다.

새 법안은 유권자들이 우편으로 부재자 투표를 할 때 각종 정보를 제출하도록 하고, 신청 기한을 단축하는 등 우편 투표 축소를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민주당과 유권자 단체는 해당 법안이 인종차별법의 일종이라고 주장한다.

흑인,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은 대면 투표보다 우편 투표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들은 조지아주의 법안 통과로 유색인종 유권자들의 권리가 박탈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포츠계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MLBPA는 해당 법안을 통과시킨 조지아주를 비판하면서 올해 7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개최지 변경 추진을 고민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도 조지아주의 법안 통과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로버츠 감독은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놀랐다"며 "해당 법안에 관해 좀 더 알아보겠다.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하면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일본계 혼혈로 최근 미국 내 인종차별 행위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감독 자격으로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감독을 맡는다.

올해 MLB 올스타전은 2년 만에 열린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열리지 못했다.

한편 미국 프로스포츠계 구성원들은 과거에도 다양한 차별행위에 관해 단체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 프로농구 NBA는 2016년 올스타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공공기관 및 시설물 화장실을 사용할 때 출생증명서에 쓰여있는 성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일종의 성소수자 차별법을 통과시키자 개최지를 뉴올리언스로 변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