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물구나무로 걷는다고?…비밀은 유전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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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생산 조절 부분에 돌연변이…"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에도 도움 될 것"
'소퇴르 달포르'는 토끼 중에서 조금 특별한 종이다.
1935년 프랑스에서 처음 발견된 소퇴르 달포르는 다른 토끼들처럼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대신 물구나무서서 앞발을 이용해 걸어 다닌다.
또 소퇴르 달포르는 백내장을 앓거나 시력을 잃는 등 유전적으로 안구 건강 문제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와 포르투갈 포르투대 연구진은 이 소퇴르 달포르를 연구해 동물의 걸음걸이를 결정하는 데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밝혀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소퇴르 달포르와 뉴질랜드 흰 토끼를 사육하면서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소퇴르 달포르가 물구나무를 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전자는 'RORB'다.
RORB는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전사인자)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레이프 안데르손 웁살라대 교수는 RORB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척수에 있는 다른 유전자 생산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게 되고, 뇌와 근육이 신호를 주고받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퇴르 달포르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RORB 유전자 사본을 두 개 가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돌연변이 사본을 두 개 지닌 토끼는 운동뉴런과 감각뉴런을 매개하는 사이신경세포(interneuron)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ORB 돌연변이는 다른 토끼 종이나 포유류에게서는 대체로 발견되지 않았다.
안데르손 교수는 "인간에게 같은 돌연변이가 나타난다고 했을 때, 뛰는 능력을 잃는 건 아니겠지만 직립보행 능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RORB 돌연변이를 가진 쥐들은 오리처럼 뒤뚱뒤뚱 걸어 다녔으며, 안구 건강에 문제를 보였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연결된다고 안데르손 교수는 짚었다.
다만 안데르손 교수는 RORB가 동물의 걸음걸이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유전자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 조랑말이 다른 말들과는 다르게 느릿느릿 걷는 것은 'DMRT3'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신경과학을 연구하는 스테퍼니 코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놀랍고 흥미롭다"면서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은 손발 근육을 위축시키고 변형시키며, 감각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는 희귀유전병이다.
아르네 루트비히 독일 훔볼트대 동물 신경학 교수는 "걸음걸이에는 여러 유전자가 관여하며, 이번 연구는 RORB가 그중 하나임을 보여줬다"면서 "소퇴르 알포르 토끼들의 장애를 고려해봤을 때 이들을 양육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공중과학도서관 유전학'(PLOS Genetics) 최신 호에 실렸다.
/연합뉴스
1935년 프랑스에서 처음 발견된 소퇴르 달포르는 다른 토끼들처럼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대신 물구나무서서 앞발을 이용해 걸어 다닌다.
또 소퇴르 달포르는 백내장을 앓거나 시력을 잃는 등 유전적으로 안구 건강 문제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와 포르투갈 포르투대 연구진은 이 소퇴르 달포르를 연구해 동물의 걸음걸이를 결정하는 데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밝혀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소퇴르 달포르와 뉴질랜드 흰 토끼를 사육하면서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소퇴르 달포르가 물구나무를 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전자는 'RORB'다.
RORB는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전사인자)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레이프 안데르손 웁살라대 교수는 RORB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척수에 있는 다른 유전자 생산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게 되고, 뇌와 근육이 신호를 주고받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퇴르 달포르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RORB 유전자 사본을 두 개 가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돌연변이 사본을 두 개 지닌 토끼는 운동뉴런과 감각뉴런을 매개하는 사이신경세포(interneuron)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ORB 돌연변이는 다른 토끼 종이나 포유류에게서는 대체로 발견되지 않았다.
안데르손 교수는 "인간에게 같은 돌연변이가 나타난다고 했을 때, 뛰는 능력을 잃는 건 아니겠지만 직립보행 능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RORB 돌연변이를 가진 쥐들은 오리처럼 뒤뚱뒤뚱 걸어 다녔으며, 안구 건강에 문제를 보였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연결된다고 안데르손 교수는 짚었다.
다만 안데르손 교수는 RORB가 동물의 걸음걸이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유전자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 조랑말이 다른 말들과는 다르게 느릿느릿 걷는 것은 'DMRT3'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신경과학을 연구하는 스테퍼니 코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놀랍고 흥미롭다"면서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은 손발 근육을 위축시키고 변형시키며, 감각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는 희귀유전병이다.
아르네 루트비히 독일 훔볼트대 동물 신경학 교수는 "걸음걸이에는 여러 유전자가 관여하며, 이번 연구는 RORB가 그중 하나임을 보여줬다"면서 "소퇴르 알포르 토끼들의 장애를 고려해봤을 때 이들을 양육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공중과학도서관 유전학'(PLOS Genetics) 최신 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