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안한 벚꽃 명소에 인파 몰려…마스크 벗고 곳곳 '찰칵'
지자체 고민 "방역 강화"…봄꽃 명소 상인 활기, 주민은 걱정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불안이 느껴진 거야' 축제 취소에도 북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의 봄꽃 축제가 취소 수순을 밟고 있지만, 나들이객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대에는 26일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을 구경하려는 상춘객이 몰렸다.

예년과 달리 수십 명 단체 관광을 온 관광객은 보이지 않았지만, 경화역 공원에는 가족과 연인 단위 관광객들은 만개한 벚꽃을 배경을 기념 촬영을 하며 추억을 남겼다.

마스크를 잠시 벗고 사진 촬영을 하던 한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자원봉사자에게 착용을 권유받기도 했다.

창원시는 보건소 차원의 방역과 함께 시민방역단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남 보성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성벚꽃축제를 취소하고 관광객들이 몰리지 않도록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던 대원사 주변 왕벚나무 터널길에는 매년 봄이면 4km 길이 도로에 벚꽃이 만개한다.

보성군은 인근 공영주차장을 폐쇄하고 갓길 주차도 할 수 없도록 금지선과 아스콘을 설치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말마다 차량의 도로 진입을 막았으나 주민들이 이동 불편을 호소해 올해는 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갓길 주정차를 통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벚꽃 명소로 알려진 광주 서구 운천호수공원 역시 일부 구간이 통제된다.

다만 운천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이용할 수 있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불안이 느껴진 거야' 축제 취소에도 북적
제주에서는 봄을 맞아 연일 3만명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연일 울상을 짓던 인근 상권은 간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지자체는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역확산이 재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중이다.

제주시 삼도1동주민센터는 거리에 방역 부스를 설치해 발열 체크와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를 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지킴이' 띠를 두른 지역 축제추진위원회 주민과 공무원을 배치해 인근 상권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방문객들에게 방역지침을 지켜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서귀포에서는 봄꽃 축제를 비대면으로 계획하고 있어 더욱 고민이 많다.

서귀포시와 제주유채꽃축제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주유채꽃축제를 취소하고 유채꽃 파종지를 갈아엎기도 했지만, 올해는 축제를 비대면으로 열기로 했다.

축제 기간에는 유채꽃 주요 구간에 차량 주·정차를 금지하고, 방문객들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유채꽃을 즐기는 '드라이브 인 꽃구경'을 유도할 예정이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불안이 느껴진 거야' 축제 취소에도 북적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짐에 따라 경북 경주시도 시민 안전을 고려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벚꽃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축제가 열리지 않아도 관광객이 많이 올 것에 대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소셜미디어에 알리기로 했다.

또한 경주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 제29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를 28일부터 4월 8일까지 2주간 비대면 레이스 방식으로 열기로 했다.

마라토너들이 한꺼번에 모여 대회를 할 경우 자칫 코로나19 확산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대회 참가자는 러닝 앱을 이용해 원하는 코스로 달리고 완주 기록을 대회 사무국으로 전송해 인증받으면 된다.

시 관계자는 "관광객을 완전히 막을 수도, 적극적으로 오라고 할 수도 없어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변지철 손대성 장아름 한지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