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온라인 확산하며 누리꾼들 공분
노동부 "월급 지급하는 화폐 종류는 안 정해져" 직원이 회사를 그만둔 후 월급을 안 주고 미루다 정부에 신고되자 기름 범벅인 9만여개 동전을 주며 보복한 미국 업체 대표가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피치트리 시티의 고급차량 정비업소인 '오케이 워커 럭셔리 정비소'의 대표는 최근 전 직원 안드레아스 플래튼의 집 앞 차도에 동전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갔다.
정비소 매니저로 일했던 플래튼은 계약 당시 오후 5시 퇴근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아 대표와 불화를 겪다 지난해 11월 퇴사했다.
이후 그는 밀린 임금 915달러(약 104만원)를 3개월이 지나도록 받지 못하자 노동부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지난 12일 정비소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플래튼을 찾아와 "당신 돈은 차도 끝에 있다"고 말하고는 돌아갔다.
차도로 가보니 1센트짜리 동전 더미가 쌓여 있었고, 급여 명세서가 든 흰색 봉투가 얹혀 있었다.
봉투에는 노골적인 욕설이 적혀 있었다.
플래튼은 동전 수를 정확히 세보진 않았지만, 실제로 915달러였다면 9만1천500개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더욱이 동전에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액체가 발려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핸들을 움직일 때 주입하는 '파워 스티어링 오일' 같았다.
이런 사연은 플래튼의 여자친구가 인스타그램에 동전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리고 언론에서 보도하며 알려졌다.
플래튼은 여자친구와 함께 동전을 손수레에 실어 차고지로 옮긴 후 2시간 동안 기름 묻은 동전을 하나하나 닦았다.
그는 화가 나 업소를 고소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이번 일이 불법은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그만두었다.
미국 노동부는 직원 급여를 기름칠한 1센트짜리 동전으로 지급하는 게 합법이냐는 언론 질문에 "급여를 어떤 형태의 화폐로 지급해야 하는지 명시하는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정비업소 사장인 마일스 워커는 지역매체 CBS46와 인터뷰에서 퇴사한 직원의 집 앞에 1센트 동전 꾸러미를 놓고 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다.
그가 돈을 받은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정비업소 비용도 1센트 동전으로 주자" "동전으로 월급을 주는 데가 어딨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