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필승!"
25일 오전 8시 출근 인파로 붐비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앞.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지나가던 시민들과 정답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박 후보가 지나던 시민에게 "안녕하셨어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면 시민이 "힘내라"고 응답하고 박 후보가 밝은 표정으로 다시 주먹을 불끈 쥐며 "화이팅"이라고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반복됐다.
신도림역 앞에는 만화주제가 '달려라 하니'를 개사한 '달려라 써니'가 울려 퍼졌고 파란 자켓에 파란 스카프, 파란 운동화를 신은 박 후보는 시민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서며 인사를 건넸다.
그가 출마 선언 때부터 줄곧 신은 운동화는 그의 숨 가쁜 일정을 보여주듯 헤진 상태였다.
약 40분으로 예정됐던 출근인사는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0시를 기해 시작된 선거운동 첫 일정으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시 30분께 귀가해 4시간 만인 5시 30분께 집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이날 취재진에게 "일정을 끝내고 집에 갔더니 남편이 가슴에 달 '박영선 남편'이라는 명찰을 만들고 있더라"며 고마움을 전한 뒤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출근 인사를 마친 그는 곧장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공사 현장을 찾아 "이곳이 '21분 도시 서울'의 마중물 모델"이라고 자신의 비전을 재차 강조했다.
박 후보는 공식일정 전후로 짬짬이 주변골목이나 가게를 바삐 다니며 한번이라도 더 고개를 숙였다.
'정치적 고향' 구로에서 유세 출정식을 연 그는 2008년 지역구 국회의원 첫 출마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처음에는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었는데 일주일 만에 박영선을 뽑아줘야겠다고 외쳐주셨다"고 했다.
대형 유세차에 오른 박 후보는 "이명박 시즌2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피와 땀과 눈물로 힘겹게 이룬 대한민국 민주주의, 경제 민주화, 정의가 다시 후퇴하게 둘 수는 없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0분이 넘는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가 유세장을 달궜다.
이낙연 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안규백 캠프 상임선대위원장, 경선 상대였던 우상호 의원, 단일화 상대였던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김진표 설훈 송영길 홍영표 등 20여명의 의원이 출범식을 찾으면서 현장에 온 지지자들 사이에선 "선거 분위기가 이제야 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박 후보는 "서울시민의 화를 풀어드리겠다.
그 화를 제게 내시라. 저희가 다 받아들이겠다"며 "봄날과 같은 서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서울지역본부와 간담회를 갖고 영등포 지하상가와 문래동 뒷골목을 잇달아 찾았다.
지하상가에서 한 여성이 "(당선) 되셔야 하는데"라고 말하자 박 후보는 "주변에 전화 많이 해주세요.
투표장에 가주세요"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문래동 예술창작촌에서 골목을 걸으며 시민들과 만난 뒤 "남편이 (사진) 꼭 찍어오라고 했다"며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날 박 후보는 300장이 든 명함박스 5통을 비웠다.
해질녘에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토크유세'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민석 의원은 "어떤 분이 '찍어 찍어 무조건 박영선 찍어. 박영선이 뭘 잘못했어?'라고 하셨는데 정말 딱이지 않나"라며 "이런 시비가 있는 시장을 뽑으면 우리의 자존심에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날 1만3천보 넘게 걸었다는 박 후보는 "1만보가 넘어가니 여기(무릎)가 아파오더라"며 웃었다.
MBC 라디오에 전화 연결로 출연한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의 지지율이 낮은 것을 언급, "20대가 코로나19로 너무 힘들고 일자리도 찾기 힘들어서 마음이 굉장히 냉담해진 것 아닌가 싶다"며 "그분들이 느끼는 정서적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