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회사 제도나 규정에 충실히 따르도록 하는 OJT교육에 집중한다. 그 결과 신입사원들은 그 기업의 관행적 사고와 방법에 잘 적응하고, 기존의 선배사원들이 해왔던 업무방식을 배우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된다. 창조는 새로운 변화를 쫓는 호기심과 모험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기업 교육도 선배들이 해왔던 업무방식을 답습하는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특히, 창조를 위한 모험심은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인데, 기업의 리더들은 부하직원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실패하거나 실수를 하면 책임을 묻는다. 젊은 신입사원들에게 창의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을 만들어 놓지도 않은 채 말로만 창의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만이 아니고 국가적으로도 창조적인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 시스템의 부재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스티브잡스 같은 창조형 CEO를 배출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오늘날 인터넷에 들어가면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암기식 교육이 필요 없는 21세기 환경이다. 물론 창조적인 인재로 성장하려면 기본 지식이 탄탄해야 한다. 하지만 예측불허 상황에서 실패와 실수를 무릅쓰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어제까지의 규칙과 제도를 오늘에 맞게 과감히 혁신하는 창조적 활동은 교육혁신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생태계가 바뀌어야만 가능하다. 기성세대들이 살아온 방식이나 성공 사례들이 그대로 젊은 세대에게 전수되고 반복되는한 과거 성공이 오히려 혁신의 장애가 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중소기업의 창조적 역량 개발을 위해서는 서로 윈윈(win-win)하는 협력과 네트워크, 그리고 소통 시스템의 구축이 중요하다. 애플이나 구글 같은 세계적인 회사의 창업과정을 보면 혼자가 아니라 각자 장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협력해 일궈낸 것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성과를 만들어내는 역량이야말로 창조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서로 각자 주장만을 강조하며 네거티브 논쟁을 벌이고 있다. 상대방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이 수용하기만을 강요한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제품이나 신사업이 실패하는 원인의 70%는 부서 이기주의와 막힌 의사소통이다. 손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모른다. ‘경기가 나빠 사업하기 어렵다’, ‘경기가 나빠 영업이 너무 힘들다’고 얘기들한다. 그러면 나 자신의 사업방식을 바꿔보고, 나 자신의 영업방식을 바꿔봐야 하는데, 나는 바꾸지 않고 세상 탓만 한다. 그래서는 결코 창조도, 혁신도, 경영성과도 이루기 어렵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