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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장이나 임원이 조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시간을 많이 쓰는 부문은 어디일까? 일과 시간 대부분 <지시- 보고- 회의>에 일정이 잡혀 있다. 필자 경험으로 보면 임원 경우 70% 이상 여기에 할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출근해서 퇴근할 때 까지 소속직원에게 지시하고 보고받고, 상사로 부터 지시받고 보고하고 그리고 회의 연속이다. 이외에도 불가피한 공식적인 대내외 활동과 일과 후 회식까지 이어진다.


  얼마 전 모 젊은 직원에게 질문을 받았다. “새로 부임한 임원이 회의할 때 직원들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본인 얘기만 하다가 회의를 마치는데 이게 과연 맞나요?” 그러면서 “상사를 바꿀 수도 없고 미치겠어요.” 듣는 순간 뜨끔했다. 필자도 임원시절 그렇게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회의에 대해 필자가 늘 생각하는 3가지다.

  첫째,  회의 본질이다.

  회의에는 정책과 정보 전달을 위한 것도 있고, 의견수렴과 의사결정을 위한 것도 있다. 전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SNS 등 매체를 통해 신속히 전달이 가능하다. 앱을 통해 피드백도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후자 경우 참여적이고 결과도 생산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본질은 어디로 가고 지엽적인 문제만 다루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회의 시작 전, 회의 중간 그리고 회의 마무리 시 주재자는 회의의 본질을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사전에 정한 시간에 마쳐야 한다.

  둘째,  집단지성 효과를 살리기다.

 그러나 대부분 집단지성이 아닌 집단사고(集團思考)로 흐른다. 애쉬(Asch)효과라는 게 있다. 다수가 공유하는 틀린 생각 때문에 개인의 옳은 판단이 영향을 받는 현상을 말한다. 애쉬 교수 실험결과 실험대상의 80%는 적어도 한번이상 집단의견에 굴복하여 틀린 답을 선택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자는 지명 반론자법(악마의 옹호자법)활용을 제안한다. 세종대왕이 이조판서 허조에게 명했던 방법이다.

  셋째,  리더  발언비중 정하기다.

  물론 주제나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필자는 8:2의 법칙(리더의 발언 비중 20% 이하)을 제시한다. 대부분의 리더는 더 많이 이야기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 왜냐면 조직 방향성을 표현하고 구성원을 동참시키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는 가능한 열린 질문을 하고 구성원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먼저다. 임원시절 모 부장이 필자에게 첫 10분은 무조건 경청하라고 모래시계를 선물해 주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한마디로 말해 <회의 본질> 을 생각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성원의 참여의식을 높여 사기를 제고하게 된다. 그리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며 구성원의 몰입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일과 후 회식도 매한가지다. 팀워크 향상과 조직 활성화라는 본질을 생각하면 그들에게 주도권을 주라. 조직 내에 회의와 회식에 회의(懷疑)가 든다는 말이 사라지게 해야 한다. 

   물론 리더 선택에 달렸다. 현상인가? 본질인가?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전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