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승 ‘꽃’
구자승 ‘꽃’
봄을 맞아 새롭게 문을 연 두 문화공간의 개관전이 나란히 열리고 있다. 이달 초 서울 순화동에 문을 연 아트스페이스 선의 ‘스트리트 아트’전과 지난 1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1층에 문을 연 대경뮤지엄의 ‘21세기 예술지성-삶과 예술의 찬란한 만남’전이다.

‘스트리트 아트’전은 ‘지식+행동=힘(KNOWLEDGE+ACTION=POWER)’을 부제로 미국 작가 셰퍼드 페어리(51)와 존 원(58), 영국 작가 뱅크시(48) 등 세계적 스트리트 아티스트 6명의 작품 8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지식과 행동이 결합할 때 나온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스트리트 아트는 거리를 팔레트로, 스프레이를 붓으로 활용해 자유와 저항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갇힌 전시관을 벗어나 거리와 광장에서 만들어지는 그림, 조각, 낙서,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장르다. 이번 전시에는 페어리의 창작 30주년 기념작 시리즈 30점, 뱅크시의 디즈멀랜드(Dismaland) 연작 중 23점 등이 공개된다. 아트스페이스 선 관계자는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자유와 저항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일까지.

대경뮤지엄 개관전에는 국내 작가 19명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에서 초대된 해외작가 7명의 작품을 걸었다. 전시는 자연과 생명, 인물과 일상, 해외작가 섹션 등 세 가지 주제로 짜였다.

봄의 생동감을 전하는 ‘자연과 생명’에서는 한국 구상미술의 대가로 꼽히는 구자승 화백(80)의 화병 정물화를 내세웠다. ‘인물과 일상’ 섹션에서는 박순철(58)의 수묵 인물화 ‘길을 걷다’를 선보였다. 먹물 특유의 번짐과 몰골법으로 뒷짐을 지고 걸어오는 나이 지긋한 남성을 그렸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김성복(57)의 조각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전진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느껴진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