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노조 17년 만에 재결성…"구성원 노력이 극소수 돈잔치 돼"
1세대 IT 기업 한글과컴퓨터에 노동조합이 17년 만에 다시 결성됐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글과컴퓨터지회(지회장 김기홍)는 23일 노조 출범 선언문을 통해 한글과컴퓨터노동조합 '행동주의'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노조 측은 "최근 수년간 업무 문화와 노동환경이 퇴보해왔다"며 "매년 그 강도를 높이기만 했던 매출 압박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에 따라야 했고, 포괄임금제라는 미명 하에 대가 없는 야간 근로를 강요받아야 했으며, 충분한 보상 없는 주말 근무로 한 주를 마무리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성원들의 이 모든 노력은 개개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아니라 극소수를 위한 돈잔치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한컴 노조는 일부 경영진의 순간적·단편적 판단에 의한 인사가 아닌 투명하고 시스템화된 정당한 평가·승진 및 인사, 수직적·일방적 의사 결정과 업무 지시가 아닌 수평적 합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 전체의 발전, 잘못된 결정과 불합리한 강요에 맞서 포괄임금제 폐지를 포함한 자부심과 노동의 가치 회복 등을 주장했다.

현재 가입자는 100여 명에 달한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한컴 노조는 2001년 출범했다가 2004년 자진 해산하고 직장협의회로 전환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