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경영의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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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책의 서문을 썼습니다. 앞으로 두어권의 서문을 써야합니다.
금년은 사업적으로도 새롭고, 책도 두어권이 상반기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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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
그게 내가 책을 읽고 쓰는 이유이다.
2013년 12월로 독서목록을 정리한 지 꼭 10년째이고, 1412권이 넘었다. 2003년 10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122개월동안 매월 평균 11.57권을 읽었다. 그리고 몇 년전부터는 읽은 책의 독후감을 가능하면 써서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그 사이에 어떻게 하다보니 책에 관한 책을 세 번째 내게 되었다. 이번 책은 경영에 관한 책을 읽고 실제로 나는 그 책의 내용을 어떻게 적용시키려고 노력했는 지를 정리한 내용이다.
이 책의 서문을 고민하면서 ‘왜 난 책을 읽지?’라는 의문이 퍼뜩 들었다. 그리고 전에 한번 독서에 관한 강의를 갔다가 누가 나에게 물었다. ‘자기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는 별로 읽지 못한다. 책을 읽기 위한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나?’라고. 그 때 대답했던 것이 ‘절실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라고 한 적이 있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은 절실함 때문인게 맞다. 물질적 풍부함에 대한 절실함, 행복한 삶에 대한 절실함, 인간관계에 대한 절실함, 자존심에 대한 절실함. 그 절실함들을 채우려고 책에 몰입하는 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에 원시시대에 태어났다면 지금처럼 살 수있을까? 남들보다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힘이 세지도 않고, 남들보다 민첩하지도 않은 나는 아마 어느 누구보다도 먼저 호랑이 밥이 되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현대에 태어나서 그나마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 지는 몰라도, 여전히 남들보다 뛰어나지는 않다. 뛰어난 것은 둘째치고 살아감이 너무 힘들다. 도무지 남들에게 내세울 만한 것도 없고, 내 몸하나 건사하기도 힘에 겨운데 마누라에 자식은 주렁주렁 셋이나 딸렸다. 이런 나에게 고등학교 물리선생이었던 아버지는 이병철처럼 많은 재산을 물려주시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서울대 들어갈만큼 좋은 머리를 물려주시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박찬호처럼 야구를 잘하는 운동신경을 주시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사람을 이끌만큼 말주변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어쩌랴~ 그 모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가야 한다.
어떻게든 따닷한 집안에서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이라도 마음껏 먹게 하며 마누라에게 지청구 듣지 않으며 가장으로서의 자존심을 살리려고 발버둥을 치며 살아가고 있다. 난 언제쯤이면 그렇게 살 수있을까?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그걸 이룰 수있을까?
정말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절실함은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옳은 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미 여러 번의 실패를 겪은 나로서는 또 다른 실패를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난 항상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지를 글로 정리를 한다. 그건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하다보면 금방 나의 머리는 다른 것들로 가득 차 버리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게 된다. 내가 무엇을 하는 지가 그저 저 하늘의 뜬 구름처럼 흘러가는 게 도무지 싫다. 좀 더 확실하고 좀 더 명확하게, 그러면서도 일의 순서나 중요성이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그 중에 하나라도 흐트러지면 책임질 사람이 나밖에 없는 구멍가게 사장으로서는 상당히 큰 타격을 받는다. 장사란, 그것도 구멍가게의 사장은 회사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언제든지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그것도 한번에 하나씩 일이 터지는 게 아니라, 한번에 여러 개의 사건이 터진다. 좋은 일은 좋은 일을 끌어오고, 나쁜 일은 나쁜 일을 끌어온다. 평상시에 정리되지 않으면 일이 터져도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 결과물중의 하나가 10년동안 쓴 독서목록이고, 그걸 바탕으로 한 여러 권의 책이다. 이건 어쩌면 나의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편집증으로 불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못견딜 것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책을 통해서 먹고 살기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여유있게 살아본 경험이 별로 없는 나는 책도 여유를 갖고 읽는 편이 아니다. 그저 먹고 사는 것과 연결되어 읽는다. 살면서 고민이 생기면 책방으로 가서 하염없이 서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띠는 책이 있다. 거의 그렇고 그런 책이다. 그리고 그 책들을 읽으면서 ‘내가 왜 이 책을 골랐지?, 이 책은 나에게 어떤 대답을 줄까?, 내가 모르는 게 뭘까?’ 라는 질문을 해가며 읽는다. 그리고 그런 고민의 대부분은 내가 현재하고 있는 장사와 관련된 고민이다. 95년부터 내 장사를 시작하여 이제는 거의 20년이 되었지만, 난 아직도 부족한게 많다. 그 부족함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걸 채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쓰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 뭐라뭐라하지만, 책을 쓴 사람,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인정하는 분위기는 있다.
책을 통해 사람관계를 넓혀지고 있다.
내가 그걸 실감하고 있다. 일단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나의 독자가 되어 만나서 비즈니스를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는 주로 무역분야이기는 하지만,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만나게 되는 동기가 책인 경우가 매우, 아주 매우 많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관계의 절실함이 많이 충족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넓은 주제로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기회가 될 것이다. 이래서 내가 책을 읽고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다르기도 하지만 아주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은 삶!
이 책을 계기로 그런 절실함이 있는 분들과 공감할 기회가 더 많아질 기대감에 흥분이 되는 것은 어쩔 수없다.
이런 재미를 사람들은 왜 모를까?
片雲(조각구름) 홍재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