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신사라고 생각하며 만나자


무역을 하다보면 매너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딱히나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워도 상대와 기분좋게 말할 수 있는 태도라고 할 수있다. 그런데 그게 국내 거래할 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건 문화, 상관습, 종교등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른 외국 사람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나의 무심한 행동이 상대의 심기를 거스를 수있기 때문이다.



우리 식으로 한다면 상대를 만나서 물건좋고, 가격좋고, 상대에게 호감이 가면 그냥 삼겹살에 소주놓고 한잔 탁털어 넣으면서 ‘캬~ 좋다, 자 우리 거래합시다’라고 하면 확 풀릴 것같다. 그런데 그건 우리 생각이고, 상대의 생각은 대부분 다르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뭐 그리 복잡할 필요있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마음이 사람마다 다른 만큼 나라마다 다르니 문제이다. 그 나라마다, 사람마다의 차이를 모른다면 서로 만나서 계산기를 두드려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만나서 실컷 밥맛있게 먹고도 이상한 사람취급받고 거래끝나는 수가 허다하다. 그래서 해외 출장을 갈 때는 언제나 상대국에 대한 관광가이드정도는 읽고 가는 것이 해외 세일즈맨들에게는 필수이다. 비즈니스를 하는 마음이야 상대로부터 돈을 더 많이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무역거래에서는 비즈니스이외에 문화적인 차이를 넘어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그게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 요즘은 더구나 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까지 더해져서 마치 무역을 할려면 와인에 대한 아주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알면 좋지만 몰라도 크게 지장받지 않는다. 서양 사람들도 와인가지고 5분이상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국제매너?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렵지만, 조금만 알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



얼마 전에 박근혜대통령과 미국의 빌게이츠가 만나 악수하는 장면이 여러 신문의 기사가 된 적이 있다. 바로 ‘국제매너라 무엇일까?’라는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사진이다.



(해외마케팅) 스스로 신사라고 생각하고 바이어를 만나자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 미국 테라파워 회장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주머니에 한 손을 찔러 넣고 악수를 한 것에 대해 미국 언론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24일 “빌 게이츠 한국 방문 : 주머니에 손 넣었다 망신”이라는 기사에서 게이츠 회장이 나라마다 다른 국제적인 예의를 숙지했어야 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전했다. 이 신문은 게이츠 회장의 악수 모습이 한국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음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한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는 것은 뭔가 숨기고 있음을 뜻하고 게이츠 회장의 악수 모습은 세계 최고의 부자가 거만하다는 비판을 유발했다고 전했다. 또 당시 게이츠 회장이 할 수 있었던 가장 정중한 태도는 두 손으로 악수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4.24일자 기사)



위의 기사는 빌게이츠가 박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 데, 그게 예의가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이해를 하자면 이해하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런데 악수를 하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이 왜 문제가 되지? 그건 바로 서양에서 말하는 신사도의 기본을 이해하면 된다. 신사도의 기본은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보면 된다. 약한 사람을 우선시하고, 상대를 해칠 마음이 없다고 안심시켜주는 과정이다. Lady fist!가 그렇다. 여자는 약한 존재이니 당연히 남자가 보호해주어야 한다. 노인과 아이를 우선시하는 것도 그런 약자배려의 정신이다. 그리고 빌 게이츠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악수를 하는 것은 음모와 배신이 넘치던 과거 역사시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의 주머니속에 어떤 무기가 들어있는 지를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손이 보이지 않으면 경계를 한다. 두 손이 비어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당신을 해칠 무기가 내 손에는 없소이다’라는 선언이다. 빌게이츠는 그걸 하지 않았다. 와인을 마실 때 병을 따면 첫 잔을 주인이 먼저 마시는 것은 ‘이 잔에 독이 들어있지 않고, 상하지도 않았소이다’라고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신사도, 국제매너의 가장 기본은 상대를 배려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주고,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다. 자신을 낮춘다고 해서 비굴함을 보여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상대로부터 뭔가를 얻기 위하여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익만큼 상대의 이익도 존중한다는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에서 풍겨나야 한다. 상대가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기 이전에, 상대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볼 수있다면 비즈니스의 차이는 극복하지 못하더라도 문화적 차이는 넘어설 수있다.



신사도란 내가 부족할 때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뭔가를 가지고 있을 때 나와 동등한 또는 부족한 사람에게 보여주는 친절 또는 배려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사도를 보여주기 위하여는 나에 대한 자신감 또한 몸에 배여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게 지나친 겸손함 또는 비굴함으로 비춰질 수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것이 보인다. 그리고 해외 세일즈맨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다. 아무리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더라도 수백만원하는 비행기값, 깨끗하고 격식있는 호텔 숙박료를 지불하면서 바이어와 우아한 저녁을 먹으라고 회사에서 보낼 정도면 자신감을 가져도 충분하다. 게다가 거래 하나하나가 회사로서는 장래가 왔다갔다하는 정도이니 아무나 함부로 보내지 않는 게 해외 바이어와를 상대하는 출장이다. 그리고 실제로 상대하게 되는 해외 바이어는 ‘신사’가 맞다. 그들은 이미 그들이 있는 사회에서 상당한 위치에 올라있고 교양있는 사람들이다. 그냥 아무나 그 자리에 있어서, 우연히 나를 맞이하는 게 아니다. 형식은 갖추지 않더라도, 격식은 갖추어야 한다. 그 격식에 맞는 품격을 갖추고, 자신이 신사임을 언제나 자각하면서 바이어를 접한다면 빌 게이츠가 했던 사소한 실수정도는 상대도 이해하고 웃어넘길 수있다.



신사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

1. 허리와 어깨를 펴고 턱을 당긴 바른 자세를 보인다

2. 자연스럽게 웃으며 눈을 보며 말한다

3. 일단 좋은 일은 상대에게 먼저 권하고, 불편한 일은 내가 하겠다고 한다.

4. 대화를 자연스럽게 할 정도의 영어는 해야한다

5. 국제매너도 아는 만큼 할 수있다. 상대의 문화를 공부한다

6. 실수했다 싶으면 묻고, 용서를 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