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정말 무서운거다 사진 : http://blog.hankyung.com/haeryong/7142753
빨리 실패하라. 그러면 더 빨리 성공할 것이다 (데이비드 켈리)
성공하려면 실패를 거듭해도 잃지 않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윈스턴 처칠)
실패를 즐기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 (리처드 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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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구들을 보면 정말 꼭 실패를 해야만 할 것같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 실패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성공을 향한 뼈와 살이 되는 경험과 나침반이 되어 줄 것같다. 그런데 실패를 하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세상에는 한두번 실패해보지 않은 사장이 있을까? 그리고 그들은 왜 그 실패후에 다시 일어나서 성공하지 못했을까?
내가 보기에 세상 사장의 90%는 성공하지 못한다. 지금 최근들어 한국의 사업자들의 생존력이 불과 3-4년에 불과하다는 말을 들었다. 통계적으로 자영업자의 50%이상이 자신의 월급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성공하였다고 할 수 있는 확률은 그야말로 5%나 될까 말까하다. 그런데도 창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꾸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라’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정말로 모든 사장이 성공할 수있다면, 자기 사업을 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을까? 그 것은 사장들의 의욕,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이 지구에는 모든 사장을 성공시킬 만한 자원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물건에는 그 희소가치에 따라서 ‘가격’이 매겨진다. 그리고 그 가격을 지불할 만한 사람에게만 다이아몬드가 주어지고, 고급차가 주어진다. 만일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모든 물건을 돈을 지불하고 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모든 자원이 넉넉하다는 의미이다. 자원은 항상 부족했고, 그 자원의 한계내에서 성공을 누릴 사람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실패란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많은 능력들을 앗아간다. 우선 돈을 쓰는 것도 계획성있게 사용하기 보다는 당장 급한 것부터 메우다보니 자금 사용에 효율성을 기할 수가 없다. 사장의 능력도 더 잘되기 위하여 쓰기보다는, 더 악화되지 않기 위하여 써야한다. 게다가 실패한 사람에 대해서는 사회의 믿음도 줄어들어서 기회도 잘 주어지지 않는다. 금융은 가난한 사람, 돈이 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높은 이자를 매기고도 까다롭게 굴면서 대출해주지도 않지만, 부자들에게는 언제나 쉽게 낮은 이자로 대출해준다. 실패한 사람이 다시 재기하지 못할 만한 여건들은 정말 많다. 그리고 그 실패의 함정 속에 빠졌을 때는 돌아다닐 차비조차도 없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도 어렵고,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것조차 버겁다. 그 막막하고 어두움을 사람들은 그저 맨주먹을 불끈 쥐고, 용기백배해서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허망한 이야기만 해준다.
‘넘어지고 일어나고, 또 넘어지면 일어나고 …….’ 백전불굴, 4전5기.
물론 그런 성공이야기가 적은 것도 아니고, 정말 많다. 그런데 하늘의 별이 많다고 해서 그걸 우리가 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보이지 않는 별들이 훨씬 더 많다. 그처럼 보이지 않게 스러져간 사장들을 헤아려 본 사람이 있을까?
소위 말하는 ‘성공학’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키우기 위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의도는 좋지만, 실패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은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실패와 시행착오는 구별해주어야 한다. 실패란 재기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주는 것이고, 시행착오는 회복가능한 범위내의 시도. 모든 것을 건 시도와 해보는 것의 차이는 크다. 과거와 같이 ‘성공에 대한 굳은 의지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창업이 아니라, 상황에 밀려서 하는 수없이 하는 창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거기에 이들을 이용하려는 ‘창업 전도사’들의 무모한 ‘긍정마인드 동기부여’가 ‘끈질김’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한다. “그래 이 번은 크게 실패했지만, 다음 번에는 기필코 성공하게 될거야!” 하지만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할 만큼 충분한 자원이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시장과 세상에 대한 적응력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실패의 규모에 대한 정의부터 내리고 실패를 말해야 한다.
‘고미야 가즈요시’는 그의 저서 ‘사장력혁명’에서 사장은 실패를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사운을 건 영단을 내려 기업을 위기에서 구한 경영자의 얘기가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하지만 그런 결단의 배후에는 수백번의 실패 사례, 즉 사라져버린 기업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모’아니면 ‘도’식으로 사운을 걸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까지 몰렸기 때문에 결단을 내려야만 했던 것이다. 큰 위험을 무릎쓰고 결단을 내리는 이들의 용기가 멋져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은 위험을 두려워하며 피해왔기 때문에 ‘사운을 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작은 위험을 피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큰 위험을 무릅쓰는 결단을 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은 쉽사리 사운을 걸어서는 안된다. 평상시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로 도전하는 것이 사운을 거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 작은 도전은 전향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마틴 셀레그만이 쓴 ‘학습된 낙관주의’를 보면 삶은 긍정주의와 비관주의의 두 축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긍정적이어야 할 때와 비관적이어야 할 때의 기준을 ‘어떤 선택이 존재의 위험까지 몰고갈 수 있는 지의 여부’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 일을 해보았는 데 상당한 부상을 주지만 죽지 않을 정도라면 충분히 감수하면서 긍정적인 면으로 보겠지만, 자칫하면 죽을 것같으면 철저히 부정적으로 보면서 해야할지 말아야 할 지를 정하라는 것이다. 고미야 가즈요시의 말처럼 ‘작은 위험은 두려워말고, 큰 위험은 무릅쓰지 않는다’. 이말도 앞으로 마음에 항상 새겨두어야 한다. 창업이나 동기부여에 관한 글들을 읽어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들이 너무 자주 보인다. 그 글을 쓴 사람들이 정말 실패를 하여보았고, 그 실패를 극복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지 모르지만, 사실 한번의 실패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상당수는 실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 것은 그들의 의지가 굳지 못하여서가 아니라, 한번 빠진 함정에서 도무지 나올 방도를 찾지 못하고, 그런 상황일수록 더 나쁜 악재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사람들에게 ‘창업’을 권하지도 않고, 실패를 두려워말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가급적 현재가 안전하면 현재를 즐기며 미래를 준비하라고 한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시작할 사람들은 새로운 일을 벌일 때 정말 심각하게 자신에게 물어보자.난 몇 번까지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자금을 만들 수있을까?
그 것보다도 실패를 한다면 내 마음이 나를 용서할 수있을까?
그 것보다도 실패를 한다면 나에게 투지가 남아있을 정도로 나는 굳건한 사람일까?
난 지금까지 두 번의 실패를 했다. 그 것만해도 대단한 거다. 그리고 이제 3수째이다. 내가 아는 다수의 사람들은 한번의 실패로 끝났다. 정말 나는 몇 번의 실수를 해도 재기를 노릴 만큼의 여력이 남아있을까?
“최고의 실패는 아무도 보는 사람없이 방안에서 혼자 저지르는 사적 실패이다. 사적 실패는 좋은 실패이다.” (팀 하포드의 ‘어댑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