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이 20년이 넘은 골퍼들도 처음 머리얹던 날은 거의 기억을 한다.
어느골프장, 누구와 함께 라운드를 했고 스코어가 얼마였는지…..
물론 나도 기억을 하고 있다.
여주에 있는 어느골프장에서 무더운 여름날 회사상사분들과의 머리얹는 날.
골프에 입문하고 약 5개월만에 첫 라운드.
토요일 저녁 갑자기 자리가 하나 펑크나는 바람에 내가 호출을 받게 되었던 것이었다.
1번홀 티샷전에 캐디에게 머리를 얹는다고 말한 뒤 빈스윙을 했다.
캐디왈 “정말 머리얹는 분 맞으세요? 스윙이 너무 좋아요.” ㅎㅎ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빈스윙을 두 번 한뒤 티샷을 하는데 공이 맞는 느낌이 없었다. 허공을 가른 것이었다. 허걱!!!
그 뒤 두번이나 더 그런것 같았다.
뒤에서 들리는 “야! 빈스윙 그만하고 공을 쳐야지!”
그 뒤부터는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준비해간 수건을 몇번이나 쥐어 짰던것 같다.
이제는 내가 고객분들을 필드레슨해 드리고 있다.
그 분들이 마음편하게 머리를 얹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배운것들을 잘 습득해서 멋진 골퍼가 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나는 3개월만에 머리얹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초보골퍼분들을 3개월 레슨해 드리고 머리를 얹게끔 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거의 매주 필드레슨을 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실력이 안되는데 억지로 날짜에 맞춰서 나가지는 못한다. 그러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그 정도의 실력을 만들어 드려야만 한다.
필드레슨도 휴장일에 주로 모시고 나가기 때문에 올해 들어서는 거의 제대로 쉰적이 없는것 같다.
필드레슨을 하다보면 코스매니져들이 “프로님 같이 진행을 알려주고 메너와 골프룰 등을 알려주는 레슨프로님들이 많지가 않아요”라고 한다.
어느분들은 120개 치는 분이 머리를 얹는 분과 함께 온다고도 한다.
그러면 그 분은 그날 무엇을 배우고 갔을 것인가?
공을 잘 치는 골퍼보다는 공도 잘 치고 진행도 잘 하고 메너와 골프룰도 잘 지키는 멋진 골퍼가 되어야 한다.
머리얹는 날은 누구나 정신이 없기 마련이지만 나가기 전에 이론으로라도 진행과 메너등을 배우고 홀마다 지적을 받으면서라도 배운다면 그런 행동들은 평생 자신에게 좋은 습관으로 남게 될 것이다.
골프는 동반자에게 라운드를 하는 동안 뭐라고 지적을 잘 안하는 운동이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사람에 대한 불만을 하기도 한다.
“벙커에서 클럽을 모래에 대고 한다.”
“어드레스 시간이 길어”
“멀리건을 자기 마음대로 쓴다”
“공을 눈치보면서 옮긴다” 등등 이유는 너무 많다.
그러나 이 분들이 처음에 제대로 배웠다면 이런 욕은 먹지 않았을 것이다.